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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약하려면 3억 올려줘"...가을 이사철, 수도권 전세 대란 반복되나

기사등록 : 2020-07-0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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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로 월세 선호...갭투자도 막혀 전세 매물 급감
하반기 전셋값 더 오를 것올 보여

[서울=뉴스핌] 김지유 기자 = "벌써 이러니 본격적인 이사철이 닥치면 전세 대란이 일어나는 것은 불 보듯 뻔해요. 들어가 살 수 있는 전셋집은 한정돼 있는데 수요는 넘치니 임대료가 억 단위로 뛸 수밖에요." (강남구 대치동 A공인중개사)

서울과 경기도 성남·수원·하남 등 인기 거주지역에서 전셋집 구하기가 더 어려워지면서 '전세 대란' 조짐이 일어나고 있다. 규제 강화로 전세 매물이 급감하고 있지만 전세를 찾는 수요는 계속돼 수도권 인기 단지들은 전셋값이 2년 전보다 1억~5억원 이상 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하반기 전셋값은 더 치솟을 것으로 예상돼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이 되면 전세 대란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6일 주택업계 및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6·17 부동산대책 이후 서울과 경기도 인기 주거지역의 전셋값이 53주 연속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6·17 대책 이후 전셋값 뛰어...6월 매매 거래가 전세 추월해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값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달 29일 기준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각각 0.10%, 0.15% 올랐다. 지난달 15일 서울과 수도권 전세는 전주 대비 각각 0.08%, 0.14% 올라 6·17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상승폭이 커졌다.

특히 지난달 전세 거래량이 급감해 전셋집 구하기가 어렵다는 현실이 수치로 나타나고 있는 양상이다.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급등하고 있는 반면 전세 거래량은 반토막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는 거래일 기준으로 30일 안에 신고해야 한다. 이에 따라 아직 지난달 거래분이 다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매매에 비해 전세 거래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달 전세 거래는 서울이 지금까지 6854건 신고돼 5월(9933건)과 전년(1만2780건) 대비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달 전세 거래가 지금까지 9430건 신고돼 지난 5월(1만3798건)과 전년(1만7007건) 대비 줄었다.

◆ 갭투자 막히고 저금리로 월세 선호...인기 단지, 재계약시 1억~5억원 '웃돈'

일대 부동산들은 규제 강화가 전셋값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1일부터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가 전면 차단되자 전셋값 상승은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규제지역에서 주택 구매를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6개월 안에 전입해야 한다.

또 초저금리(연 0.5%)와 세금 부담으로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부터 주택임대차3법(전월세 신고제·전월세 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이 도입될 것에 대비해 올해 하반기부터 미리 임대료를 올리는 집주인도 급증할 것이란 게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전세 매물이 부족하다 보니 임대료도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중에는 2년 전(2018년 7월 기준)에 비해 임대료가 3억~5억원 이상 뛴 곳도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인기 단지인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1단지에서 지금 전세 재계약을 하려면 2년 전보다 3억~4억원을 더 줘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전용면적 84㎡는 평균 17억원에 전세 거래가 가능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단지 같은 면적은 지난 6월 16억원에 전세 거래됐다. 지난 2018년 6~7월에는 11억5000만~13억50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신고됐다.

송파구 대표 단지인 잠실동 잠실엘스는 전용 84㎡가 현재 10억5000만~11억5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단지 같은 면적은 지난달 부동산대책 이전에는 대부분 8억~9억원에 전세가 거래됐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상록우성은 전용 101㎡가 현재 8억원에 전세 매물이 나와 있다. 이 단지 같은 면적은 올해 6억5000만~7억원에 거래돼 1억원이 넘게 임대료가 뛰었다.

◆ 하반기 전셋값 더 뛸 것...가을 이사철 전세 대란 '우려'

일대 부동산들은 이마저도 매물이 없어 거래가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전셋값 상승이 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송파구 잠실동 B공인중개사는 "이미 인기 단지엔 괜찮은 전세 매물이 다 빠졌고 반전세·월세 매물을 구하기가 상대적으로 더 쉽다"며 "은행 이자가 줄어든 반면 부동산 보유세 부담은 커져 전세를 반전세나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C공인중개사도 "학군이 좋고 수리가 잘 돼 있는 집들은 계약을 하기 위해 연락하면 집주인들이 거래를 망설이고 임대료를 조금이라도 더 올리려고 한다"며 "본격적으로 가을 이사철이 되면 전셋집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란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말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전셋값이 계속 오르는 추세인데 규제로 매매 거래가 막히면 그 만큼 전세 수요는 증가해 전셋값을 자극할 수 있다"며 "임대차법 개정 등과 청약 대기 수요도 증가해 올해 하반기 전셋값은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imji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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