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을 저격했다. 노 실장이 서울 강남과 자신의 지역구였던 충북 청주의 아파트 중 청주를 처분하기로 한 결정을 두고 "강남불패의 시그널이 정권 핵심에서 나왔다"고 비판을 한 것이다.
원 지사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노 실장이 청주 아파트를 팔고 강남 아파트를 소유하기로 한 결정 때문에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며 "그는 청와대 참모들에게 다주택자는 한 채만 남기고 팔라고 강하게 주문한 당사자"라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지난달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2020.06.09 leehs@newspim.com |
그는 "강남 아파트에 투자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은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며 "그러니 강남 집값을 잡겠다는 정치인과 관료도 강남 집을 팔지 않고, 운동권 출신 586도 강남 아파트에 집착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이념보다 돈을 더 믿는 것"이라며 "강남불패의 시그널이 정권 핵심에서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원 지사는 "저는 강남은커녕 서울에 집이 없다. 제주도에 지금 '사는 집' 한 채가 있다"며 "공적 일을 하는 정치인의 말과 행동이 다르면 안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정치인의 기본 자격이 '솔선수범'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2002년 생애 첫 내 집을 샀지만 2014년 제주도지사에 출마하면서 그 집을 팔고 고향 제주도로 갔다"며 "팔지 말라는 조언이 많았지만 조금도 고민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도지사 관사가 너무 크고 화려해 어린이 도서관으로 용도를 바꾸고 저는 자비로 지금 사는 집을 샀다"며 "그 집 말고는 토지도 없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집 없는 사람의 불안, 내 집 마련의 꿈조차 포기하는 청년 세대의 좌절에 가슴이 너무 아프다"며 "대다수 국민이 집에 집착하고 청년 세대가 절박한 심정으로 '영혼까지 끌어와서' 부동산 투자하는 것을 비난할 수도 없다. 정치인과 관료들도 그러지 않냐"고 지적했다.
그는 "저희 부부는 앞으로도 집은 사는 곳을 빼고는 다른 부동산을 갖지 않을 생각"이라며 "강남 아파트를 가진 정치인이 되지 않겠다. 부동산 정책을 말하려면 저부터 실천해야 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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