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코로나19(COVID-19) 재확산 가운데 치러진 일본 도쿄도(都)지사 선거에서 현직 고이케 유리코의 재선이 확실시 된다.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 후보자로 꼽히는 고이케는 극우-반한파로 분류된다.
5일(현지시간) NHK방송이 이날 오후 8시 투표가 종료된 직후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이케 지사는 60%에 육박하는 지지를 얻어 다른 후보들을 여유있게 따돌렸다.
고이케 지사는 이번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선거 기간 내내 사실상 여권 후보로 분류된다.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자체 후보를 내지 않고 고이케 지사를 당 차원에서 후원했기 때문이다.
고이케 지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거리 유세를 한 번도 하지 않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활용한 온라인 선거운동만으로 이번 선거에서 승리했다.
결과적으로 코로나19 사태는 현직인 고이케 지사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특히 고이케 지사는 지난 3월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이 코로나19를 이유로 내년 7월로 연기된 직후 '도시봉쇄'라는 표현까지 쓰며 긴급사태로 대응해야 한다고 중앙정부를 압박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유권자들의 호감을 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는 아랍어 통역가로 활동하다가 테레비(TV)도쿄 메인 앵커로 유명 인사가 됐으며, 이 같은 유명세를 발판으로 정계로 진출했다.
1992년 호소카와 모리히로가 이끌던 일본신당 소속으로 참의원 비례대표로 처음 국회에 입성했으며 이듬해 고향인 효고현 지역구에서 중의원 금배지를 달았다.
중의원 8선, 방위상, 환경상, 오키나와·북방영토 담당상 등을 지낸 뒤 지난 2016년 도쿄지사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최초의 여성 도쿄지사가 됐다.
이번 선거에서 무난하게 재선에 성공하면서 고이케 지사의 정치적 입지는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고이케 지사가 최초의 여성 도쿄 도지사를 넘어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는 한국과는 불편한 관계에 있다. 우익 성향이 강한 데다 2007년 미국 하원의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통과 당시에 이를 반대하는 운동을 한 바 있다.
2011년 일본 내 혐한 단체인 재특회 강연에 참석해 위안부 강제 동원을 부인하면서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2014년에는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일본 정부 차원에서 인정한 1993년의 '고노 담화'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쿄도 지사가 된 후에는 1923년 간토 대지진 당시 학살된 조선인 희생자를 추도하기 위해 매년 열리는 행사에 전임 지사들이 1970년대 이후 관례로 보냈던 추도문을 2018년부터 보내지 않고 있다.
[도쿄 지지통신=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가 2일 긴급 대책본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밤거리 요주의'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밤거리 외출을 삼가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2020.07.03 goldendog@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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