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뉴스핌]김나래 특파원=지난 1일부터 홍콩보안법이 시행되면서,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과 자회사인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이 홍콩 정부와 경찰에 이용자 정보 제공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6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이날 성명을 내고 홍콩 정부와 법 집행기관의 요청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들 기관에 페이스북과 왓츠앱의 이용자 정보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2020.06.30 chk@newspim.com |
페이스북은 이날 성명에서 "중국이 제정한 홍콩보안법에 대해 추가적인 평가를 마칠 때까지 이번 중단 조치는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인권에 대한 충분한 고려 그리고 인권 전문가들과의 논의를 통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표현의 자유가 인간의 근본적인 권리라는 것을 확신하며, 사람들이 불안해하거나 두려움에 떨지 않고 자신의 견해를 표출할 수 있는 권리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홍콩보안법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제정, 외국 세력과 결탁,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행위 등을 금지·처벌하고, 홍콩 내에 이를 집행할 기관을 설치하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홍콩보안법 9조와 10조는 '홍콩 정부는 국가안보를 위해 학교, 사회단체, 언론, 인터넷 등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하고, 이들에 대한 선전·지도·감독·관리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홍콩 경찰은 포털 등이 제공하는 기사나 정보가 홍콩보안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할 경우 삭제를 요구할 수 있으며, 소셜미디어 등에서 소문을 퍼뜨리는 행위 등도 처벌할 수 있게 됐다.
인권단체들은 페이스북의 조치에 적극적인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다만 이번 조치로 인해 홍콩에서 왓츠앱 사용이 금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홍콩 교육부는 이날 일선 학교에 "학교 당국과 교사들은 교재, 참고서, 책 등을 면밀히 살펴 홍콩보안법이 규정하는 4가지 범죄 행위에 해당하는 내용 등을 담은 책이 있을 경우 이를 폐기하라"고 지시했다.
또 홍콩 내 공공 도서관들이 조슈아 웡 등 홍콩의 민주화 운동가들이 쓴 책의 대출을 금지하는 등 홍콩보안법 시행 후 홍콩 내에서는 일종의 '사상 검열'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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