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내년 최저임금 수준을 심의하는 제5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노사간 팽팽한 긴장감 속에 열렸다. 특히 이날 노사는 위원회로부터 내년 최저임금 1차 수정안 제출을 요구받은 터라 서로간 눈치싸움도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 심의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 전원회의실에서 '제5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4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0.07.01 jsh@newspim.com |
이 자리에서 근로자위원 대표로 나선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유감스럽게도 사용자위원들이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삭감안을 최초요구안으로 제출해 저임금 노동자들의 기대를 또 다시 저버렸다"면서 "코로나19로 사정이 좋지 않다고 하는데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어렵고, 중소기업보다 청년, 여성, 최저임금 노동자들은 더 절박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럴 수록 정부는 중소영세사업을 위한 정책을 펴야 한다. 최저임금노동자 생계 보장을 위해 내년 최저임금은 반드시 인상돼야 한다"며 "사용자 삭감안을 철회하고 본래 목적과 제도에 맞는 인상안을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근로자위원 대표로 나선 윤택근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4차 전원회의에서 노사 양측이 제출한 최저임금 요구안에 대한 검토 의견이나 심도깊은 논의 한번 없이 위원장이 노사 수정안을 내라고 한데 대해 참으로 유감"이라며 "최초안에서 노사가 제출한 요구안 격차가 많이 나서 도저히 의견을 좁힐 수 없으니 노사가 모두 양보하라는 이야기나"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어 "노동계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 약속한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지키라는 최소한의 요구를 하고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정부가 주도적으로 책임감 있게 나서 최저임금 1만원을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경영계는 최근 몇년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코로나19로 인한 산업현장의 어려움을 토하며 최저임금 인상에 반색을 표했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4차 전원회의에서 노사위원들이 참석해 있다. 2020.07.01 jsh@newspim.com |
사용자위원 대표로 나선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4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들이 정말 절박한 심정으로 최저임금 인하안을 제출한 바 있다"면서 "다 아시다시피 코로나19로 기업여건이 더욱 어려워지고 산업현장에서는 일감 자체가 없어 빚으로 근근이 버텨간다. 전시상황을 고려해 내년 최임금은 확실히 안정적으로 갈 수 있도록 반영해 달라"고 강조했다.
사용자위원 대표로 나선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도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서 중기, 소상공인들은 역대 최대 규모의 정부 대출 지원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며 "그렇지만 코로나가 잡히지 않으면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위기 극복을 위한 최고의 안전망을 일자리라는 것을 기억하고 어려운 현실 속에서 최저임금 심의가 잘 마무리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공익위원들을 대표해 "심의가 진행될 수록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현재 노사 여러단체들이 노·사·공익위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동에 나서고 있는데 가급적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박준식 최저임금위 위원장은 "이자리는 노사간 승패를 가리는 자리가 아닌 우리의 삶과 미래를 지키기 위해 지혜를 모으는데 의미가 있다"면서 "서로 다르지만 손을 잡을 때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노사간 협력을 당부했다.
한편 앞서 지난 1일 열린 제4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는 내년 최저임금 최초안으로 올해(8590원)보다 16.4% 인상된 1만원을, 경영계는 2.1% 삭감된 8410원을 요구했다. 양측간 최저임금 격차는 1590원이다. 이에 박준식 최저임금위 위원장은 차기 회의에서 가능성 있는 1차 수정안을 제시하라고 노사 양측에 요구한 바 있다.
내년 최저임금 수준은 정부를 대표하는 공익위원 9명,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 9명, 경영계를 대표하는 사용자위원 9명 등 최저임금위 위원 총 27명의 투표로 결정된다. 노동계와 경영계가 마지막 안을 제시하고 위원 전원이 무기명 투표를 하는 방식이다.
이날 회의에는 근로자위원인 김만재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을 제외한 총 26명의 위원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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