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국내 증권사들이 울상이다. 올해 사상 유례없는 수십 조의 유동성 자금이 주식시장에 몰려 행복한 비명을 질러야 하지만 연일 터지는 사모펀드 환매 중단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원활한 자금조달이 필수인 증권사들엔 신용도 관리가 중요하다. 하지만 잇따라 터지는 사모펀드 환매 중단과 지연으로 고객들에 대한 이미지 실추는 물론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증권사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8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의 신용등급은 기존 장기신용등급을 유지했다. 주요 증권사들의 신용등급을 살펴보면 NH투자증권과 KB증권, 삼성증권 등은 'AA+(안정적)',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등은 한 단계 낮은 'AA(안정적)'등급이다.
신용평가사들은 대형 증권사들의 재무구조 개선 계획과 유동성 강화방안, 한국은행 등 정부의 시장안정화 의지 등을 감안해 기존 신용등급을 유지했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
다만 불완전 판매 또는 사모펀드 환매 중단으로 발생할 배상금과 과징금은 신용도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라임펀드 사태 등으로 금융상품 판매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안나영 한기평 수석 연구원은 "금융감독의 사모펀드 관련 증권사 규제장치 보완, 자체적인 리스크 체계 강화 등으로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신규 영업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증권사의 지난 1분기 실적은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면서도 "일시적 변동성과 자본적정성 개선 계획 등을 감안해 기존 신용등급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긴급한 유동성은 해소됐지만 조달채널의 다변화와 차입부채의 장기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영훈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1분기의 기저효과, 주요 증시 회복을 바탕으로 2분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규제 도입으로 IB 실적둔화, 자산건전성 저하가능성 등 우려 요인도 상존한다"고 말했다.
한기평은 "대형사들의 신용등급 하방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위기상황에 대한 유동성 대응, 고위험투자 확대로 인한 이익 안정성 및 자본적정성 저하 등의 문제가 부각된 증권사의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한신평은 또 "코로나19와 관련해 유동성 및 우발부채 규모, 고위험자산 비중 등에 대한 모니터링 요인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신평사들은 코로나19가 장기화 된다면 증권사들의 자산 건전성이 우려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이스신용평가사는 "최근까지 위험요인 증가에도 대형 증권사들의 신용도에 큰 도전이 없었던 것은 수년간 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지속됐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 초기에는 정부 지원 등에 힘입어 넘어섰으나 위험수위는 앞으로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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