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사상 최대 과징금 부과가 예고됐던 이통3사가 900억원이 넘는 전체 과징금이 45%까지 감경되며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됐다. 통신사 측은 이 같은 방통위 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5세대(5G) 이동통신 동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8일 방송통신위원회는 경기도 과천정부청사에서 전체외의를 열고 이통3사의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위반 행위에 과징금 512억원을 부과하기로 의결해 당초 700~800억원 사이로 예상됐던 과징금 규모 보다 금액이 낮게 부과됐다.
경감 전 부과된 과징금은 933억원. 방통위 사무처가 제시한 감경안은 1안이 30%, 2안이 40%였는데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상임위원들은 감경률을 45%까지 끌어올렸다. 방통위가 경감할 수 있는 최대 감경률은 50%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 과징금 규모가 높았는데, 방통위가 해줄 수 있는 최대치로 감경을 해 준 것"이라며 "전수조사 형태로 여러 채널을 다 조사했기 때문에 전체 과징금 규모가 적지 않았는데 감경을 통해 기준점을 낮춰줬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김재철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이 8일 경기도 과천정부청사에서 이통3사 과징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나은경 기자] 2020.07.08 abc123@newspim.com |
2018년 방통위가 단통법 위반과 관련해 조사를 했을 땐 조사 대상이 도매·온라인 부분에 국한돼 있었다. 도매·온라인 부분이 전체 휴대폰 유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다. 반면 이번 방통위 조사 대상은 전체 영업 채널이 모두 포함했다.
이에 2년 전에 비해 위반율은 낮은 편이지만 모수 자체가 많아져 관련 매출액과 매출액 기준으로 책정되는 과징금 규모는 커졌다.
김재철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은 "전체 100% 영업 부문을 조사 대상으로 한 측면에서 비교해 볼 때 사실 규모상 역대 최대 과징금 금액이긴 하지만, 정도를 따져보면 사실 그렇게 심한 위반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통업계는 이번 정부 조치에 대해 5G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사업 동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코로나19 혹산 등에 따라 위기에 직면한 중소 유통망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이통망을 활성화하고, 5G를 지속적으로 투자하라는 메시지를 준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5G 사용화를 위한 투자와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방통위 결정을 존중하고 향후 건전한 유통환경 조성과 소비자 편익 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방통위 전체회의에선 과징금 부과와 함께 재발방지책 일환으로 이통3사가 판매 장려금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제시됐다.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지난 5월 서울 광진구 테크노마트 6층에 위치한 휴대폰 집단상가 모습. 에스컬레이터 주변 판매점 몇 곳에서만 방문객이 상담을 받고 있었다. [사진=나은경 기자] 2020.07.8 nanana@newspim.com |
방통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이영호 KT 공정경쟁 담당은 "과거 법 위반에 대해 사업자가 단독으로 재발방지책을 준비했는데, 시장 차원에서 경쟁이 발생하면 또 위반이 발생한다는 한계점이 있다"면서 "이번엔 이통3사가 그런 고민을 나눠 장려금 집행 기록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온라인 자율정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카이트(KAIT)를 통해 이통3사가 각 사의 시스템에 장려금을 입력하면 방통위가 이통3사의 장려금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통3사가 장려금을 과도하게 집행할 경우 통상 유통망에선 장려금의 일부를 불법 보조금으로 유통시장에 뿌려, 휴대폰 유통시장에 불법 유통사례가 반복됐다. 이에 방통위가 이통3사의 장려금을 직접 제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불법 유통 재발을 막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같은 재발방지 대책에 대해서 휴대폰 유통업계는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휴대폰 유통업계 관계자는 "휴대폰 유통구조 자체가 복잡한데 판매 장려금 시스템을 구축해 재발방지를 하겠다는 것은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서 "불법 보조금은 시스템 구축을 통해 걸러질 수 있는 속성의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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