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국 주식시장의 뜨거운 상승 랠리에 상장지수펀드(ETF)로 투자 자금이 밀물을 이루고 있다.
달리는 말에 올라타기 위한 이른바 '패닉 매수'라는 진단이 투자자들 사이에 힘을 얻는 가운데 월가는 상투를 잡을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상승 배경으로 꼽히지만 실상 펀더멘털과 괴리가 두드러지고, 중국 국영펀드의 주식 매도 역시 주가 버블 가능성을 예고하는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10일(현지시각) 다우존스 마켓 데이타에 따르면 상하이 종합지수는 지난 9일까지 8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6.5% 치솟았다. 8거래일을 기준으로 상승률은 2008년 5월 이후 최대 규모다.
시장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지수가 10일 후퇴 했지만 연초 이후 상승률은 10.9%에 달했다. 같은 기간 2.4% 하락한 뉴욕증시의 S&P500 지수를 큰 폭으로 아웃퍼폼한 셈이다.
2015년 고점에 근접한 중국 대형주 [출처=블룸버그] |
투자자들은 추가 상승에 적극 베팅하는 움직임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아이셰어 차이나 대형주 ETF로 이번주 3900만달러를 웃도는 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3월 이후 최대 금액이다.
또 다른 중국 관련 상품인 엑스트랙커스 하비스트 CSI300 차이나 A주 ETF 역시 같은 기간 7200만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홍수를 이뤘다.
중국 관련 ETF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콜옵션 거래 역시 최근 후끈 달아올랐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최근 가파른 주가 랠리와 투자자들의 매수 열기는 중국 관영 매체가 경기 회복 가능성을 제시하며 주식 매입을 권고한 이후 두드러졌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매크로 지표가 중국 경제의 청신호를 예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6월 중국 자동차 판매가 23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6% 급증했다. 이는 월간 기준 사상 최고치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 따른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신용시장도 온기가 뚜렷하다. 중국인민은행(PBOC)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여신이 3조4000억위안(4890억달러)로 크게 늘어났다.
이 밖에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구리 가격 상승이 경기 회복을 반영하는 단면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의 단기 급등과 투자자들의 추격 매수에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코너스톤 매크로의 대니 커쉬 옵션 트레이딩 헤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펀더멘털에 근거한 주식 매매가 아니라 모멘텀 거래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진화되지 않은 상황에 V자 경기 회복을 기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BCA 리서치으 징 시마 전략가는 CNN과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나타나는 주가와 펀더멘털의 괴리가 중국에서도 벌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중국 증시의 버블을 경고한다. 최근 주가 강세가 지난 2015년 상황과 흡사하다는 얘기다. 당시 중국 증시는 150% 치솟은 뒤 불과 3주 사이 30% 급락 반전했다.
중국 대형주 주가가 2015년 고점에 육박, 이 같은 경고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중국 기관 투자자들도 강세장에 대한 부담을 드러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칩 섹터에 집중 투자하는 내셔널 인테그레이티드 서킷 인더스트리 인베스트먼트 펀드가 일부 종목을 매도할 계획을 밝혔고, 그 밖에 다수의 국영 펀드가 '팔자'로 돌아섰다.
중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이번주에만 1조달러 급증, 유포리아를 연출하자 큰손들이 속도 조절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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