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시민분향이 11일 시작된 가운데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 노인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시민들은 분향소를 찾아 눈물을 훔쳤다. 다만 박 시장 성추행 의혹을 둘러싸고 시민들 사이에서 욕설과 몸싸움도 난무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서울 중구 서울광장 시민분향소에서 조문을 받기 시작했다. 조문이 시작되기 전부터 애도 물결은 이어졌다. 부모 손을 잡고 분향소를 찾은 어린 학생부터 고등학생, 대학생, 노인 등 다양한 연령이 박 시장을 배웅하기 위해 분향소를 찾았다.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시작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시민분향. 2020.07.11 hakjun@newspim.com |
조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여기저기서 눈물이 터져 나왔다. 한 시민은 절을 한 뒤 박 시장 이름을 부르짖으며 오열했다. 이를 지켜본 조문객들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기 바빴다. 조문을 마친 일부 시민들은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지 서울광장 주변에 모여 있기도 했다.
시민 최병준(69) 씨는 "서울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비보를 접하게 돼 마음이 굉장히 아프다"며 "박 시장이 서울 시민을 위해 정말 일을 열심히 했던 분이다"고 했다.
이어 "옛날 인권 변호사로 일하셨을 때부터 박 시장을 알게 됐다"며 "갑자기 가시게 돼 가슴이 너무나 아프다. 하늘나라에 가셔서 편히 쉬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말하는 도중 연신 눈물을 훔쳤다.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시작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시민분향. 2020.07.11 hakjun@newspim.com |
차우혁(23) 씨는 "생전에 하신 일이 있기 때문에 조의를 표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분향소를 찾았다"며 "인권변호사로 일하셨고 어려운 계층을 위해 힘쓰셨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는 "차후 밝혀질 것은 밝혀져야 한다"며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박 시장 성추행 의혹을 두고 시민들 사이에서 욕설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오전 11시 27분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무효를 주장하는 간판을 든 할머니가 분향소 주변에서 조문객들을 향해 욕설을 했다. 이에 일부 조문객은 "정신이 나갔느냐"며 욕설로 맞대응했다.
욕설은 곧 몸싸움으로 번졌다. 한 여성이 "그만하라"고 소리치며 할머니를 밀치려 하자, 할머니는 들고 있던 물통을 던졌다. 다행히도 경찰이 개입해 부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승강이를 벌이던 조문객이 앉아 오열하고 있다. 2020.07.11 hakjun@newspim.com |
또 다른 여성은 조문이 끝나고 박 시장 성추행 의혹을 비판했다. 그는 조문객들 다수 언쟁을 벌였으나 충돌로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시민 이모(21) 씨는 "지금까지 정말 노력 많이 하셨는데 가시게 돼 마음이 아프다"며 "추모하는데 와서 욕 하고 화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hak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