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밧데리 밧데리 역시 스디 등장. 빠빠빠빠데데데데리리리리~"
최근 삼성SDI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 위에 '삼성', 밧데리(배터리)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한 '배터리송' 영상이 게재됐다. 삼성SDI가 배터리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B급 감성으로 표현한 것이다. 영상을 본 이들은 "공식 계정이 맞냐"며 "배터리는 역시 삼성"이라는 호응의 댓글을 남겼다.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삼성SDI 유튜브 캡처. 2020.07.13 sjh@newspim.com |
이처럼 유튜브 채널을 활용하는 기업간거래(B2B) 기업들이 늘고 있다. 주요 사업이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잘 알려지지 않은 데다 어렵고 딱딱한 이미지로 굳어 있어 대세로 떠오른 유튜브를 활용, 변화를 주겠다는 취지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SDI는 자체 유튜브 계정에 '탑골스디'라는 제목의 영상을 연달아 올렸다.
올해로 50주년을 맞아 그간의 발자취를 소개하는 영상을 최근 유행하는 뉴트로(new+retro·새로운 복고) 감성을 활용해 시리즈로 만든 것이다.
탑골스디는 '탑골공원'과 삼성SDI의 합성어다. '탑골공원'은 서울 종로에 있는 도심 공원이지만 근래 들어서는 1980~2000년대 과거의 음악, 공연 콘텐츠를 가리키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반백년의 야심작'이라는 제목으로 삼성SDI의 50년사를 함축적으로 소개한 트로트곡도 올렸다. 1970년 TV 관련 사업을 중심으로 시작했다면 이제는 배터리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이라는 점을 트로트 음악에 '변화무쌍 에스디아이' 등의 가사를 얹어 만들었다.
계열사인 삼성전기도 유튜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카메라 모듈,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의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카메라 모듈의 경우 눈으로 볼 수 있는 부품이라 이해가 쉽지만 MLCC는 이름조차 생소한 편이다.
MLCC는 전자제품의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고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제어하는 부품을 말한다. 이는 스마트폰이나 PC 등 IT기기뿐 아니라 자동차에서도 사용하는 중요 부품이나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는 않았다.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삼성전기 유튜브 캡처. 2020.07.13 sjh@newspim.com |
이에 삼성전기는 유튜브에 '제품소개 쌤'이라는 코너를 신설, 보다 쉽게 삼성전기의 제품들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쌤(SEM·SAMSUNG ELECTRO MECHANICS)'은 삼성전기의 영어 앞글자만 딴 것이다. 쌤(선생님의 줄임말)이 각 제품을 쉽게 설명해 준다는 중의적 표현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사업 소개를 이미지를 바탕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안내하는 방식이었다면 근래 들어서는 사업 담당자들이 진행자로 나와 대화하는 형식으로 틀을 바꿨다. 지난 6일에는 자체 유튜브 채널을 소개하는 콘텐츠까지 올렸다.
이뿐 아니라 SK, LG 등 각 그룹들도 유튜브를 통해 그룹의 방향성과 기업문화에 대해 알리고 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강조해 온 '사회적 가치'와 관련된 내용을 주력으로 한다. 사회성과인센티브(사회성과를 화폐단위로 측정한 뒤 인센티브로 지급하는 프로그램) 어워드 영상에서는 최 회장이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LG그룹은 LG전자, LG화학 등 계열사들을 홍보해 주고 있다. 동시에 LG가 해 온 사회공헌 사업 관련 영상을 올리면서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데에도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6.25 한국전쟁을 겪었던 할머니의 노후 자택을 개보수 한 LG하우시스 이야기는 조회수가 34만에 육박하는 등 많은 관심을 얻었다.
최근에는 LS그룹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삼성, SK, LG 등 국내 주요 대기업에 비해서는 인지도가 부족하고 각 계열사들이 케이블, 산업용 에너지 등을 담당하고 있어 대중적이지 않다.
이에 LS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 무겁고 어려운 이미지를 바꾸는데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는 이같은 전략이 장기적 관점에선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LS그룹 관계자는 "점차 기업 홍보 전략이 유튜브 같은 미디어 영상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LS그룹도 이를 활용한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라며 "사업 홍보뿐 기업 문화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알리면서 이미지를 높이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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