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봄이 기자= 지난 3개월 동안 거래대금이 많은 상위권 상장지수펀드(ETF)는 일제히 인버스와 레버리지 ETF가 차지했다. 최근 2분기 들어 ETF 거래자금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2배 이상의 수익률을 노린 개인 투자자(개미)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3개월간 평균 일 거래대금이 1억원을 밑도는 종목이 전체 445개 ETF 종목 중에 절반 가까이 차지해, 주요 종목별 거래대금 격차가 더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개월 ETF 거래대금 상위종목 [자료=한국거래소] |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으로 3개월 평균 거래대금이 가장 많은 종목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선물인버스2X'가 1조889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수익률을 역으로 2배 추종하는 상품으로, 주가 하락에 베팅한다. 순자산총액은 2조6235억원을 기록했다.
이 ETF의 지난 1년간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5920억원 정도였는데, 평균 거래대금이 최근 들어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전날 거래대금도 8632억원으로 집계됐다.
그 다음 'KODEX 레버리지' 거래대금이 1조164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KODEX 200' 2883억원,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2737억원,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2592억원, 'KODEX 인버스' 2581억원 등의 순이었다. 국제 유가 급락에 따라 'KODEX WTI원유선물(H)' 거래 대금도 1366억원에 달했다.
변동 장세가 이어지면서 급등락에 따라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레버리지·인버스가 압도적인 관심을 받았다. 코스피 레버리지와 200선물 곱버스(인버스2X)의 거래대금이 유일하게 1조원을 넘겼다. 각각 순자산총액도 2조원 중반대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코스닥의 경우에도 레버리지·인버스의 각 평균 거래대금은 유사했고, 순자산은 레버리지 상품에 더 몰렸다. 거래대금 상위 종목은 일제히 삼성자산운용 ETF가 차지했다.
ETF 전체 거래대금은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증가했다. 작년 하반기에 하루 최대 거래대금은 3조1548억원이었는데, 올해는 14조367억원(3월19일)으로 5배 가까이 급등했다. 지난 달에도 일 거래대금은 4~5조원대 수준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주식 시장에 이어 ETF에도 개인 자금이 지속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종목별 거래 실적은 양극화되는 추세다. 자금이 대거 들어오고 있지만 특정 종목에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특정 종목에 대한 집중 매수 열풍이 한 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원유선물 ETF·ETN 등을 포함해 몇개 종목에서만 이상 급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3개월 평균 거래대금 집계를 살펴보면 하루 거래대금이 1억원 이하인 TTF 종목은 200개가 넘었다. 전체 445개 종목 중에 절반 가까이 되는 셈이다. 순자산 총액도 1000억원이 넘는 ETF는 50여개 종목 정도였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ETF 시장 활성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만,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경우 변동성이 '매우 높은' 상품에 속하기 때문에 신중한 판단과 투자 전략을 고려할 필요하다고 했다.
곽성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ETF 거래대금이 3월에 급증한 후 감소했지만, 작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ETF의 괴리율을 이용한 투자전략을 통해 레버리지나 인버스 성과를 얻을 수 있는데, KODEX 레버리지 괴리율이 평균보다 높게 마감하면 하락 ETF에 투자하고 낮게 마감할 경우 상승 ETF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굳이 레버리지나 곱버스 상품이 아니어도 투자 위험이 낮은 KODEX 200이나 KODEX 인버스로 변경해 투자하는 방식도 하나의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년 ETF 전체 거래량과 거래대금 추이[자료=한국거래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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