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가 부진해짐에 따라 카드 이용실적이 급감했다. 특히 3월 일평균 카드 결제액은 전년동월대비 7.2% 감소하며 지난 2004년 신용카드 사태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한편, 감염증 확산 공포로 언택트(비대면) 이코노미가 활성화되면서 PC나 모바일을 활용한 비대면 결제와 간편결제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료=한국은행] |
◆3월 지급카드 이용실적 대폭 감소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5월중 지급카드 이용실적(현금서비스 제외)이 전년동기대비 2.1% 줄었다. 2003년 통계 편제 이후 지급 결제액이 감소한 건 신용카드 사태가 터졌던 2004년 1~10월(-9.2%),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0.9%), 영업일 수가 대폭 줄었던 2017년 10월(-5.0%) 이후 처음이다. 2017년 10월엔 개천절, 추석 등이 겹치면서 연휴가 9일간 이어졌고 이에 따라 카드 결제액이 크게 줄었다.
신용카드는 동기간 중 3.8%, 체크카드는 0.1% 감소했다. 반면 선불카드는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에 힘입어 892.6% 대폭 증가했다.
월별로는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3월 일평균 결제액은 전년동기대비 7.4% 감소했다. 3월 전년동기대비 감소폭은 2004년 2월(-31.3%), 2004년 1월(-26.5%), 2004년 3월(-15.9%) 2004년 4월(-12.9%) 이후 역대 5번째로 크다. 4월에도 -4.4%로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갔지만 국내 코로나 확진자 수 증가세 둔화,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등으로 5월 들어 증가(+0.9%)로 전환했다.
한은 관계자는 "2004년 신용카드 사태 때는 영향이 1년정도 장기간 이어졌다. 당시엔 카드 자체에 대한 신뢰도 문제로 사용여부에 논란이 생겼지만 지금은 그런 문제는 아니다. 더욱이 5월에는 플러스로 전환이 됐기 때문에 카드사태처럼 오랜기간 지급결제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전했다.
소비유형별로는 전자상거래를 제외하곤 대부분 업종이 감소했다. 여행(-80.2%)과 교육(-22.6%) 오락문화(-16.8%)가 대폭 감소했다. 여행부문에 속하는 항공업종의 경우 예약 취소로 인한 환급 급증으로 2~5월 기준 통계편제 이후 사상 처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을 제외한 모든 지역이 타격을 받았다. 특히 여행 등 서비스업 비중이 컸던 제주(-21.1%), 1차 국내 확산 충격이 컸던 대구 경북(-14.2%), 부산 경남(-9.4%)이 감소폭이 컸다. 그나마 플러스 성장을 보인 수도권은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가 대부분 서울 경기 지역에 분포한데 영향을 받았다.
◆ 비대면 결제·간편결제 활성화
전염병 확산 공포 속 비대면 결제가 활성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2~5월 중 비대면 결제로 일평균 8000억원 지급됐으며 1년전과 비교해 12.7% 증가했다. 반면 대면결제는 일평균 1조4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4% 감소했다.
대면결제 가운데서도 결제 기기를 통해 직접 결제하는 방식이 선호됐다. 직원에게 실물카드를 전달해 결제는 10.2% 감소한 반면, 모바일기기 접촉을 통한 결제는 9.1% 증가했다.
카카오페이, 삼성페이 등으로 대표되는 간편결제 이용비중도 확대되고 있다. 간편결제가 전체 지급카드 결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말 16.6%에서 올해 5월 18.3%로 증가했다.
핀테크 기업의 비중도 커지는 추세다. 간편결제에서 핀테크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말 65.3%에서 5월 69.1%로 확대됐다.
2∼5월중 소액결제망을 통한 계좌이체 규모는 일평균 68조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9% 증가했다. 인터넷뱅킹, 펌뱅킹 등 전자금융공동망은 1년전과 비교해 14.9% 증가했다. 작년 12월부터 가동된 오픈뱅킹 이용규모는 일평균 3000억원으로 소액결제망을 통한 계좌이체액 가운데 0.4%의 비중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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