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국내 타이어업체들이 미국의 반덤핑 조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는 11월로 예정된 결과 발표에 따라 관세 부과 대상으로 지정될 경우 피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업체들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을 대비해 수출경로를 바꾸는 등의 대응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조치가 강화될 경우를 대비해 정부 차원의 대응도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는 각각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미국의 반덤핑 및 상계관세 조사에 대응하고 있다.
기업들은 현지 법인과 법무법인 등을 통해 국내 타이어업체가 미국에 수출한 제품의 영향으로 미국 산업이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주장을 준비하고 있다. 동시에 관세 부과에 대배한 대응방안도 마련 중이다.
미국국제무역위원회(USITC)는 14일(현지시간) 한국산 타이어 등에 대한 예비단계의 반덤핑 및 상계관세 조사를 계속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조사대상은 한국, 대만, 태국, 베트남에서 생산된 승용차·경트럭 타이어다.
앞서 지난 5월 미국 타이어 공장 노동자 단체인 미국철강노조(USW)는 수입산 타이어로 인해 미국 내 제조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USITC에 제소했다. 이들은 덤핑마진이 ▲한국 43∼195% ▲대만 21∼116% ▲태국 106∼217.5% ▲베트남 5∼22%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기업들 가운데 한국타이어, 넥센타이어는 한국 공장에서 미국에 수출하는 물량이 조사대상이다. 금호타이어는 한국, 베트남 공장에서 미국에 수출하고 있어 두 국가에 대한 관세 부가에 대비해야 한다.
업체들은 미국이 관세 부과 결정을 내릴지 아직 판단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예비적 상계관세에 대한 결정은 8월 25일쯤, 예비적 반덤핑 관세에 관한 결정은 11월 9일쯤 이뤄질 예정이지만 조사 과정에서 기업들이 제출하는 자료를 검토하는 시간에 따라 발표가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한국산 타이어가 반덤핑에 해당한다는 결과가 나올 경우 2~3개 업체가 관세 부과 대상에 지정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국내 공장 외에 미국과 베트남 공장에서 미국 시장에 타이어를 판매하는 금호타이어는 상대적으로 국내 물량이 작은 것으로 알려져 한국산 가운데 관세 부과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들은 관세 부과를 대비해 한국·베트남 공장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생산한 타이어를 미국에 수출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국내 공장 외에 헝가리, 인도네시아, 중국, 미국에 생산기지를 갖고 있다. 미국 현지 공장이 있는 업체의 경우 미국공장 증설과 비교해 비용이 낮은 방향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일단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회사 차원에서 대응을 지속하겠지만 관세율이 높아지는 등 조치가 강화될 경우 정부와 타이어협회 등의 차원에서 대응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부과를 막기 위해 미국 타이어시장이 성장하고 있어 수입산 타이어가 산업을 위협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며 "하지만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관세 부과 이후 대응방안에 대해서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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