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라라야, 인도네시아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추진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대한 환경 영향과 수익성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말 한전 이사회는 환경단체의 지속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 자바섬 수라라야에 총 2000MW급 초초임계압 석탄화력발전소 자바 9·10호기를 건설하는 사업을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전력공사가 추진하는 인도네시아 자바섬 석탄화력 발전소 인근의 주민 [사진=로이터 뉴스핌] |
로이터 통신은 이와 관련해 한국의 해외 석탄발전 사업이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이 선언한 '그린 뉴딜' 정책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수라라야 석탄발전소가 확대되면 석탄발전소 수명인 30년 동안 최대 1500명이 조기 사망할 수 있고, 인구 1000만명이 사는 도시인 자카르타의 대기오염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한전 측은 새로운 석탄발전소에 첨단 기술을 적용해 환경 오염을 최소화할 것이라 설명했지만 주민들은 회의적인 반응이다.
자바의 서쪽 끝에 위치한 수라라야 주민들 대부분은 1984년 석탄발전소가 구동되기 시작한 후 수십년 간 천혜의 자연이 오염되고 있는 상황을 체감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인도네시아 어부 라미딘은 과거 배를 타고 노를 저어 조금만 나가도 얼마든지 노랑가오리 등 생선을 잡을 수 있었지만, 석탄화력 발전소가 생긴 이후로는 모터보트를 타고 더 멀리 나가야 한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인도네시아에서 석탄화력 발전소가 더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비용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암울한 경제전망에 에너지 수요 전망이 밝지 않고 인도네시아 일부 지역은 이미 에너지 생산이 과잉 상태인 데다 환경 리스크는 지나치게 크다는 설명이다.
한국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환경 로비단체 마켓포스의 줄리언 빈센트 국장은 "한국 정부의 그린 뉴딜은 공허한 약속으로 들린다"며 "한국은 국제사회에서의 명성과 지구의 기후에 미치는 여파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해외에서 석탄사업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적으로 각국 정부와 기업들에 대한 석탄화력발전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블랙록을 포함한 한전 투자자들도 인도네시아 석탄발전 사업에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한전 측은 기후변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자바 프로젝트는 한국의 환경 기준에 부합한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기후 재정 전문가들은 환경 우려를 넘어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제한하는 규제 정책이 통과되면 수라라야 발전소는 부채를 상환하기도 전에 폐쇄돼 투자자들이 비싸고 무용한 자산만을 떠안게 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전 측은 자바 9·10기 사업이 8400억원 가량의 중소기업 부문 수출 파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조사 내용을 들며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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