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 영국계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공동으로 개발 중인 코로나19(COVID-19) 백신(AZD1222)이 초기 임상시험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보고했지만, 21일(현지시간) 아스트라제네카의 주가는 오히려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제약사들이 너도나도 희망적인 임상시험 결과를 내놓고 있기에 시장 반응은 미적지근할 수 밖에 없었다고 보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 증시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주가는 1.04% 하락한 58.07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5.4% 급락하기도 했는데, 이는 지난 3월 이래 최대 장중 낙폭에 해당한다.
회사가 발표한 1상 임상 시험 결과가 성공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반응은 정반대였다. 전날 의학저널 랜싯(The Lancet)에 기재된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의 AZD 1222 백신 1단계 임상 시험 결과에 따르면, 백신 접종을 받은 모든 시험 참가자들에게서 중화항체와 T세포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시험은 18~55세의 건강한 성인 107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시장조사업체 번스타인의 론니 갤(Ronny Gal) 등을 비롯한 애널리스트들은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의 백신 1상 임상시험 결과가 긍정적인 소식이긴 하지만, 미국 모더나,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등이 지금까지 내놓은 결과와 비교했을 때는 큰 장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백신 개발 경쟁 면에서 아스트라제네카는 시장에 감흥을 주는 데 실패했다"며, 랜싯 저널에 실린 임상시험 결과도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독일서 실시한 2차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하고 한 시간 뒤에 나왔단 점에 주목했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의 바이오기업 바이오엔테크는 독일에서 60명의 건강한 임상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2회분 백신을 접종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항체가 형성됐다고 알렸다. 이는 미국에서 실시한 첫 임상 시험에서의 결과와 일치하는 것이어서 백신의 효과가 두 번 입증된 셈이다.
갤 애널리스트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나 모더나가 개발 중인 백신의 임상시험서 모두 완치자 보다 높은 농도의 항체를 형성한 반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이에 못 미쳤다는 점도 지적했다. 다만 그는 "비교군인 완치자 그룹이 제약사 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에 직접 비교는 불가하다"고 부연했다.
한편,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시험 결과가 인상적이었다는 전문가의 의견도 있다.
제프리스의 피터 웰포드 애널리스트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광범위한 안전성이 인증됐다면서 "특히 모든 참가자에게서 T세포가 증가했다는 것은 면역 지속성 면에서 좋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날 주가 움직임은 "과했다"(overdone)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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