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콧물 검사로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를 조기 선별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 국양)은 뇌‧인지과학전공 문제일 교수 연구팀이 치매 환자의 콧물에서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핵심 바이오마커인 아밀로이드-베타(Amyloid-β)의 응집체 발현량이 증가하는 것을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사진= 대구경북과학기술원] |
최근 대한민국은 급격한 고령화와 함께 치매환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의 지난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만 60세 이상의 노인 인구 중 치매환자 수는 7%가 넘는 약 82만 명을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매년 16조 원의 치매환자 관리비용이 발생하며 2050년에는 현재보다 약 4배의 치매환자와 8배에 달하는 치매환자 관리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들 치매환자의 70%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앓고 있으며 이 중 약 60%는 치매 정도가 경미한 최경도 및 경도 환자들이다.
치매는 근원적 치료법이 없는 상황에서 경미한 상태를 조기에 발견해 증세 악화를 막거나 지연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현재 출시된 치매 치료제들도 적절한 시기에 투여해야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초기에 진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고비용의 뇌영상 촬영이나 환자의 고통을 수반하는 뇌척수액 시료채취가 필요한 침습적인 검사법 등 때문에 조기 진단이 쉽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알츠하이머성 치매 초기에 나타나는 후각기능의 이상에 주목해 환자의 콧물 시료를 통해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핵심 바이오마커인 수용성 아밀로이드-베타 응집체 검출에 성공했다.
그리고 단백질 발현 여부를 확인하고자 면역블롯 분석을 이용해 경도(mild) 및 중등도(moderate) 정도의 인지저하를 가진 환자 그룹과 동 연령대 정상 대조군 그룹 사이의 유의한 차이를 확인했다.
환자들의 콧물에 아밀로이드-베타의 응집체 발현이 더 높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연구팀은 지난 3년 간 시간 경과에 따라 반복된 관찰을 하는 종단 코호트 연구를 수행하며 콧물 속에 더 높은 응집체 발현을 보인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3년 이내에 인지능력이 더욱 악화됨을 확인했다.
콧물에서 감지되는 아밀로이드-베타 응집체의 양에 따라 향후 알츠하이머성 치매 진행의 심각도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점도 규명했다.
문제일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를 활용해 조기선별키트를 개발 중이며 이를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조기 검사를 받게 돼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국가적으로도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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