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모바일 선물하기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인 카카오에 대적할 경쟁자는 누가 될까.
선물하기 시장을 키운 것은 카카오다. 카카오의 선물하기 시장 점유율은 70%로 단연 업계 1위다. 유통 시장에서 다소 생소했던 '선물하기' 쇼핑 플랫폼을 2010년 선보이면서 선물 소비 패러다임을 바꿔놨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카오 선물하기 서비스 페이지. [사진=카카오 홈페이지 캡처] 2020.07.22 nrd8120@newspim.com |
선물하기 시장은 엄밀히 따지면 상품을 사고 파는 쇼핑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기에 유통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유통업체들도 카카오가 개척한 시장에 너나할 것 없이 도전장을 내밀고 2위를 놓고 치열한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현재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는 '이커머스 공룡'으로 불리는 쿠팡과 홈쇼핑업계 1위인 GS홈쇼핑이 손에 꼽힌다. 두 업체 모두 강점이 뚜렷한 만큼 올해 점유율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2인자가 누가될지 업계의 관심을 모은다.
◆판 커진 온라인 선물시장...올해 3조5000억원 추정
2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온라인 선물하기 시장 규모는 대략 3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보다 1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선물하기는 상대방의 휴대전화 번호로 선물을 전송하는 비대면 쇼핑서비스다. 가족이나 지인의 선물을 사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돌아다니던 소비 행태는 사라지고 카카오톡으로 식음료 쿠폰이나 수백만원에 달하는 명품 가방을 선물하는 새로운 형태의 선물 문화가 생겨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언택트(untact, 비대면) 시대가 도래하면서 선물 시장도 더욱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선물 시장의 강자인 카카오의 온라인 쇼핑 부문 자회사인 카카오커머스의 지난해 매출은 2961억원, 영업이익은 757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커머스 실적 추이. 2020.04.17 hrgu90@newspim.com |
전체 매출에서 선물하기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달한다. 카카오의 선물하기 서비스의 거래액은 지난해 3조원을 넘어섰다. 이용 고객도 1700만명을 돌파했다. 카카오톡으로 선물하고 쇼핑하는 고객 수는 매일 35만명, 매월 600만명이라고 카카오 측은 설명했다.
올 2분기에도 9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대비 두 배 가까운 신장세다. 매출도 9000억원대를 기록, 전년 대비 20%가량 증가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쿠팡 vs GS홈쇼핑...넘사벽 카카오 대적할 2위는 누구?
온라인 선물서비스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면서 유통업체들도 속속 도입해 시장에 진출했다. 올해는 각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쿠팡과 GS홈쇼핑이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어 2위 자리를 놓고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일단 지난해 매출이 7조원을 넘어서며 '이커머스 왕좌'를 거머쥔 쿠팡은 배송 속도 측면에서 단연 앞선다. 대표적인 서비스인 '로켓배송'의 장점을 살려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신선식품도 새벽배송으로 선물하기가 가능하다.
지난 4월 로켓 선물하기를 시작한 쿠팡은 수령인이 배송지를 입력하면 로켓배송 상품은 다음 날, 로켓프레시 상품은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배송된다. 선물하기 서비스에서 새벽배송을 도입한 것은 쿠팡이 처음이다.
쿠팡·GS홈쇼핑의 선물하기 서비스 현황. 2020.07.23 nrd8120@newspim.com |
쿠팡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선물할 상품을 고르고 결제하면 상대에게 선물 메시지가 전송된다. 카카오톡으로 선물할 경우사람을 다시 한번 선택하면 된다. 선물을 받은 사람은 문자나 카카오톡 선물 메시지를 확인하고 배송지를 입력하면 다음날 상품을 받을 수 있다.
고객 수를 놓고 보면 쿠팡이 압도적이다. 국내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지난달 모바일 앱 이용 데이터를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 분석한 결과, 쿠팡의 안드로이드OS 사용자 수는 1384만명으로 2위인 11번가(682만명)와 두 배가량 차이를 보였다. 카카오톡 선물서비스 이용고객과 맞먹는 규모다.
◆쿠팡은 배송·접근성 우위...GS홈쇼핑, 상품·혜택 이점
특히 쿠팡은 충성고객이 많은 업체다. '쿠팡을 한 번도 이용하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 이용한 사람이 없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다.
반면 상품 경쟁력 측면에서는 GS홈쇼핑이 독보적이다. 한 번에 상품 1만개 이상을 판매하는 TV홈쇼핑을 기반으로 하기에 상당수 해외 명품들이 입점해 있고 백화점 브랜드도 다양하다.
쿠팡은 상품 구색 측면에서 다소 경쟁력이 떨어진다. 샤넬·코치 등 외국 고가의 향수는 판매하고 있지만, 가방 등 해외 명품 패션잡화나 패션 의류는 선물서비스 페이지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상품 가짓수로 따져봐도 GS홈쇼핑이 800여만개로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다. 쿠팡은 지난 4월 기준 84만개종을 취급하고 있다. 단 GS홈쇼핑은 렌탈 상품과 GS프레시, 여행 및 지정일배송 상품 등 일부는 서비스 품목에서 제외했다.
GS프레시가 실시하는 새벽배송도 빠졌다. 때문에 판매사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평균적으로 주문한 뒤 2~3일 후에 배송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GS샵 선물하기 서비스. [사진=GS홈쇼핑] 2020.07.22 nrd8120@newspim.com |
카드 혜택에서도 GS홈쇼핑이 한 수 위다. 쿠팡은 최대 무이자 6개월 할부 혜택을 주는데 일부 수십만원대의 고가 상품의 경우 부분 무이자 2개월을 추가로 제공하고 있다.
GS홈쇼핑은 TV홈쇼핑 방송 상품에 한해 최대 24개월 무이자 할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수백만원하는 해외 명품가방을 구매하는데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카드사에 따라 할부 혜택에 차이는 있었다.
다만 접근성은 GS홈쇼핑의 약점으로 꼽힌다. TV홈쇼핑의 온라인몰이라는 특성과 주고객층이 40~50대라는 점에서 선물서비스 이용자 수가 늘어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선물서비스의 주이용자들이 2030세대인 점을 고려하면 수익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업계의 관계자는 "카카오가 선물서비스 시장을 주도할 수 있었던 것은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유통업체 매출에서 선물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적다. 카카오가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만큼 GS홈쇼핑과 쿠팡 모두 시장 확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그는 "유통업체들은 선물서비스를 메인이라고 생각하기보다 고객편의 차원에서 선보이는 부수적인 서비스로 인식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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