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권오현 상임고문(전 종합기술원 회장)은 28일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자층의 결단과 리더십이 중요하다"며 "큰 투자 결정은 전문경영인이 제안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권 고문은 삼성전자의 세계 최초 64메가 D램 개발을 이끈 주역이다.
권 고문은 이날 오전 삼성전자가 1992년 8월 1일 세계 최초로 64메가 D램 시제품을 생산한 날을 기념하는 사내방송에 출연해 "당시 삼성이 반도체 사업을 한다는 자체가 난센스(Nonsense) 같은 일이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권오현 삼성전자 고문. [사진=삼성전자] 2020.07.28 sjh@newspim.com |
권 고문은 당시 D램 개발팀장을 맡았던 때로 개발에 성공했던 때를 회상하며 "1992년은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에서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1위가 된 뜻 깊은 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1위가 될 수 있었던 이유로 이병철 선대회장과 이건희 회장 등 그룹 총수의 역할을 꼽았다.
권 고문은 "이병철 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반도체 사업은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고 투자 규모가 커 위험성이 높은 사업으로 과감하게 결정할 수 있는 총수의 책임감과 도전정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권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과제로도 최고경영자층의 리더십과 임직원들의 노력을 제시했다.
권 회장은 이재용 부회장이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언급하며 "과거 경험에 비춰보면 어려운 시기일수록 제일 중요한 것은 강력한 리더십"이라며 "순간적으로 빨리 결정을 해야 하는데, 전문경영인과 최고경영자층이 원활하게 소통하고 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전문경영인 입장에서는 사업이 적자가 나거나 업황이 불황인 상황에서 '몇조를 투자하자'고 하기가 쉽지 않다"며 "이런 면에서 최고경영자층과 전문경영인의 역할 정립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문화를 구축한 것도 중요하다"며 "열심히 노력하는 것 외에 세상 트렌드를 잘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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