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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게이트' 폭스바겐, 해외서 거액의 합의금 판결…한국은?

기사등록 : 2020-07-28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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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獨 '재산상 손해' 인정 판결…車환불·임대 해지 결정 잇따라
한국은 '정신적 피해' 인정…100만원 배상 판결 항소심 진행
폭스바겐코리아 "소송에 성실하게 임하겠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최근 해외에서 아우디·폭스바겐의 배출가스 불법 조작 '디젤게이트' 소송 관련 '재산상 손해'를 인정하는 내용의 판결이 나오면서 한국 소비자의 보상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국내 판결이 정신적 피해에 대해 인정는 반면 재산상 손해에 대해선 엇갈리기 때문이다. 

'디젤게이트 사건'은 폭스바겐·아우디가 디젤 차량을 제조하면서 엔진 성능과 연비 효율을 위해 배출가스 저감장치 작동을 조작해 불거졌다. 환경부의 결함시정명령 이후 폭스바겐·아우디는 2017년부터 다음해에 걸쳐 해당 차량을 리콜 조치했다.

환경부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제출한 Q3, Q5, 골프 1.6 등 3개 차종 1만6215대에 대한 결함시정(리콜) 계획을 승인했다. 배출가스 조작으로 판매 정지, 과징금, 리콜 명령을 받은 EA189 TDI 엔진 장착 차량 대상이다. 이번 리콜을 마지막으로 아우디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차량에 대한 리콜 승인이 모두 끝났다. 사진은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폭스바겐 서비스센터의 모습 /이형석 기자 leehs@

28일 로이터통신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폭스바겐 구매자들이 98억달러(11조7000억원)의 이상의 합의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최종 결산보고서에서 배상 대상 소비자 중 86% 이상이 수리를 받는 대신 환불이나 조기 임대 해지 등으로 차를 반납하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폭스바겐이 95억달러(11조3300억원)를, 디젤 부품제조사 보쉬는 3억달러(3600억원)를 각각 부담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5월 독일 연방대법원도 '판매한 배출가스 조작 차량을 사용자가 운행한 거리만큼의 감가상각만 뺀 가격으로 되사들이는 방식으로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산상 손해'를 인정했다는 것이다.

법원에서 재산상의 손해를 인정하면 미국과 독일과 같이 교환·환불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배상액이 크게 오른다. 

한국에서는 2015년 이후 진행된 관련 소송에서 작년과 올해에 걸쳐 4건의 판결이 나왔다. 이들 판결에서 재판부는 공통적으로 피해차주의 '정신적 피해'를 인정했지만 '차량 하자', '표시광고법 위반'에 따른 '재산상 피해'에 대해서는 단 한번의 판결에서만 인정했다.

가장 먼저 선고가 이뤄진 지난해 7월 서울중앙지법 민사16부는 재산상 손해, 정신적 피해를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자동차 매매대금 10%에 해당하는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다"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다만 차량의 하자가 매매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정도에는 이르지 않는다며 소비자들의 '계약 해제'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뉴스핌] 토마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왼쪽)과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이 지난 2015년 10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논란이 되고 있는 배출가스 및 연비 조작 문제와 관련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2015.10.08. yooksa@newspim.com

재판부는 사건이 밝혀지고 2년 넘는 기간동안 폭스바겐코리아가 적극적인 사태 수습에 나서지 않아 불편한 심리 상태에서 자동차를 소유·사용해 정당하게 누려야 할 차량의 사용가치 상당부분이 훼손됐다고 봤다. 이는 리콜 조치로 회복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후 지난해 8월과 올해 1월, 2월에 내려진 판결에서는 '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책임만 일부 인정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22부는 지난해 8월 폭스바겐과 아우디 차주 등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등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수입 제조사들은 원고들에게 위자료 각 1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차주들이 주장한 배출가스 조작과 허위 광고에 따른 재산상 손해에 대한 배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자동차가 인증을 적법하게 받지 않았더라도 성능 면은 양측이 다투지 않고 있다"면서 차량 자체의 하자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현재 이들 재판은 모두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 자세한 말씀을 드릴 수 없다"면서 "소송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이와 관련해 세계 각국에서 민·형사소송이 진행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만 5000여명의 차주들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요하네스 타머(Johannes Thammer) 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을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으나, 타머 사장은 2017년 6월 독일로 출국 뒤, 귀국하지 않으며 무책임한 모습으로 일관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전임 사장 시절 벌어진 책임을 르네 코네베아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AVK) 사장이 괜히 떠안은 모양새가 됐다"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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