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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기후변화] 2100년 평균기온 4.7도 상승...폭염·한파 '극과 극'

기사등록 : 2020-07-2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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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율, 전 지구 평균보다 다소 높아
2010년대 연평균 기온 13도...30년 전부터 꾸준히 지속
최근 봄·여름 역대급 무더위...겨울은 오히려 한파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현재 추세대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면 2100년 한반도 평균기온은 현재보다 4.7도 올라 각종 기상 재해가 대폭 발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온난화로 봄·여름은 지금보다 더 뜨거워지는 반면 겨울은 더 추워지는 이상현상도 관측되고 있다. 2018년 기준 지난 10년간 한반도 온실가스 농도 증가율은 전 지구 평균 증가율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 한반도, 전 지구 평균보다 온실가스 많이 배출...온난화 지속

29일 기상청과 환경부가 공동으로 발표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한반도에서 대표적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와 메탄의 대기 중 농도는 지난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증가율이 뚜렷했다.

충남 태안 안면도에서 지난 10년간 관찰한 결과 이산화탄소 농도는 연평균 2.4ppm 증가했다. 이는 지난 10년간 전 지구 평균 이산화탄소 증가율인 2.2ppm보다 높은 수치다. 2018년 같은 지역에서 측정한 메탄 농도는 1974ppb로 전 지구 평균보다 115ppb 높았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환경운동연합 관계자들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38년 가동된 삼천포 석탄발전소 1·2호기 폐쇄를 환영하고 미세먼지·온실가스 주범 석탄발전소의 2030년 퇴출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0.04.29 mironj19@newspim.com

전 지구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많아지면서 온난화는 지속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1990년대 중·후반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는 '온난화 휴지기'였다. 연평균 기온 증가가 둔화된 것이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 이후 전 지구 평균기온이 다시 올라가면서 온난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1998년 평균기온이 13.6도를 기록한 뒤 한반도 온난화는 줄어들었지만 2015년 평균기온이 상위 3위, 다음해인 2016년에는 13.7도로 역대 1위를 기록하면서 한반도에도 온난화는 지속되고 있다는 게 학계 시각이다.

2011년부터 2017년 한국의 연평균 기온은 13도였다. 1980년대 12.2도, 1990년대 12.6도, 2000년대 12.8도로 집계되면서 기온은 꾸준히 증가 추세다. 전 지구 평균 지표온도는 1880년부터 2012년까지 0.85도 상승한 반면 한국은 1912년부터 2017년까지 약 1.8도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대도시가 증가하면서 '도시화 효과'로 인해 온난화 경향의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건축물이나 포장도로가 많은 도시의 경우 열을 더 많이 흡수해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높다. 오염물질 방출도 많아 열이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는 온실효과도 나타난다.

◆ 온난화로 봄·여름 무더위 증가...겨울은 오히려 한파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봄철 무더위가 강화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5월 평균기온은 2012년 최고치를 기록했고, 2014년부터 2017년에는 매년 역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5월 기온 역시 역대 2위로 올라서면서 5월 평균기온 1~5위가 모두 2014년 이후 집중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현재 추세대로 온실가스가 배출되면 여름은 더 뜨거워지고 겨울은 더 차가워진다. 2020.07.29 hakjun@newspim.com

여름철 폭염도 최근 늘어나는 추세다. 2016년 8월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16.7일로 당시 기준 역대 최장 기간 지속된 바 있다.

지난 2018년 여름철 폭염일수는 29.2일로 197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고, 열대야 일수는 15.7일로 1994년(16.6일) 이후 역대 두 번째였다. 같은 해 8월 1일 서울 최고기온은 39.6도를 기록해 111년 만에 가장 더웠고, 같은 날 홍천 수은주는 41도를 돌파하면서 역대 1위에 올라섰다.

반면 겨울은 오히려 추워지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진다. 온난화 추세로 겨울철은 따뜻해지고 있었지만 2000년대 이후 오히려 추워지는 극한저온현상 강도가 커진 것이다.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는 "극한저온현상 강도가 오히려 커지는 경향이 나타났다"며 "1990년대 크게 줄어들었던 한국 혹한일수는 2000년대 이후 다시 증가하는 양상을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 온실가스 저감 노력 없으면 2100년 한반도 기온 4.7도 상승

온실가스 저감 노력 없이 현제 추세로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하는 시나리오 'RCP 8.5'를 기반으로 예측할 경우 21세기 전반기(2021~2040년) 한반도 평균기온은 1982년에서 2010년 평균기온 대비 1.3도 상승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시나리오로 21세기 말(2081~2100년)이 되면 한반도 평균기온은 4.7도 증가할 전망이다. 온실가스 저감 정책이 상당히 실현되는 시나리오를 적용할 경우에는 2.9도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점차 해수면이 상승 중인 몰디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래 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고온 관련 기상 재해 발생일수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내륙지역은 폭염일수가 연간 10.1일에서 35.5일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강원도 지역에서는 감귤 재배가 가능하지만 사과 재배지는 사라지고, 벼 생산성은 25%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2090년 벚꽃 개화 시기는 현재보다 11.2일 빨라지고, 2080년이 되면 소나무숲은 현재보다 15% 줄어들어 탄소흡수량은 더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태원 전남대 교수는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평균기온 상승이 1.5도가 넘어가지 않도록 어떻게든 노력하자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1.5도라고 하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바다는 온도 변화가 크지 않기 때문에 일부 육지는 7도 이상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hak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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