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윤영 김지완 기자 = 2분기 역대급 실적을 올린 네이버가 연초 목표로 설정했던 두자릿수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언택트 소비 성장에 따른 커머스 부문 호황과 함께 다른 사업들도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네이버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9025억원과 2306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7%와 79.7% 증가한 수치다.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는 2분기 2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 소비가 성장하면서 온라인 쇼핑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덕이다. 네이버 주력사업인 광고·커머스 외 금융·웹툰·콘텐츠·클라우드 등 신사업마저 선전하며 호실적을 거뒀다.
사업 부문별 매출액은 네이버 사업부문과 라인(LINE) 및 기타 사업부문이 각각 1조2116억원과 690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세부적으로는 ▲비즈니스플랫폼(NBP) 7772억 원 ▲IT플랫폼 1802억원 ▲광고 1747억원 ▲콘텐츠서비스 796억원이다.
네이버는 매출을 비즈니스플랫폼·IT플랫폼·광고·콘텐츠서비스 등 네가지 부문으로 나눠 발표한다. 쇼핑은 비즈니스플랫폼 부문에 반영된다.
◆ 네이버 "NBP·광고 부문, 연간 두자릿수 성장" 자신
네이버 비즈니스플랫폼 사업부문은 전년동기 대비 8.6% 성장한 7772억원을 기록했다. 온라인 쇼핑 수요 증가와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도입, 라이브 커머스 등이 호실적을 견인했다.
광고는 성과형 광고 확장에 따라 전년동기 대비 4.9% 성장한 1747억원으로 집계됐다. 네이버는 하반기 성과형 광고 확대를 비롯해 자동입찰 고도화 및 타게팅 강화로 광고 효율을 높여갈 계획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6월 이후 어느정도 회복세를 보였고, 특히 성과형 광고 등을 통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 현재 같은 추세를 보인다면 연초에 수립했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이버는 연초 올해 비즈니스플랫폼 부문과 광고 부문 성장률 목표를 두 자릿수로 제시한 바 있다.
박상진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고무적인 것은 광고와 비즈니스플랫폼 빠른 매출 회복과 함께 커머스·페이·콘텐츠·B2B까지 네이버의 가깝고도 먼 미래를 책임질 사업 부문들의 고른 성장이 나타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박 CFO는 "네이버가 튼튼하게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코로나19로 인한 환경 변화 속에서 리스크를 신중히 관리하며 새롭게 포착된 기회에 적극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라며 "하반기 성과형 광고 성장률은 올해 하락폭을 상쇄하는 큰폭의 성장이 기대된다"며 "연간 두 자릿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이버의 두자릿수 성장 목표에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낙관적인 견해를 유지했다.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광고 성장률은 1분기가 1.3%, 2분기가 4.9%로 저조했다"며 "연간 두자릿수를 성장하려면 하반기에 20% 가까이 성장해야 한다. 그럼에도 네이버가 자신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최진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클라우드가 워낙 고성장 하고 있고 하반기에도 잘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NBP가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광고 부문 연간 두자릿수 성장은 기존 예상보다는 공격적인 수치"라며 "상반기 성장률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하반기에 잘 나와줘야한다. 코로나 때문에 광고시장이 좋은 상황은 아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럼에도 그렇게까지 목표를 유지하는 걸 보면,충분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내부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 네이버 서비스, 모든 분야서 고공행진...업계 "어닝서프라이즈"
네이버는 코로나19의 톡톡한 수혜를 보며 모든 부문에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온라인쇼핑(커머스) 성장과 외부 결제처 확장에 힘입어 네이버페이 결제자 수는 지난 6월 1300만명을 기록했다. 2분기 거래액은 6조원 달성을 달성했으며 전년 대비 56% 성장했다.
한성숙 대표는 "결제 규모를 키우고 쇼핑 결제 흐름과 연계를 강화해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T플랫폼 부분에서는 온라인 쇼핑 증가, 네이버페이·클라우드·웍스모바일 성장에 힘입어 전년동기 대비 70.2% 성장한 1802억원을 기록했다.
콘텐츠서비스는 글로벌 6400만 월간사용자(MAU)를 달성한 웹툰 성장과 V라이브 아티스트의 활동 재개로 전년동기 대비 58.9%, 전분기 대비로는 43.8% 성장한 796억원을 기록했다.
한 대표는 "웹툰의 미국 월간 결제자 수는 전년 대비 2배 증가했다"며 "앞으로 미국 시장 역량 강화에 집중하며 미국·일본·한국 플랫폼 간 시너지를 강화해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선포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이번 실적발표이 예상에 부합했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정보 플랫폼 에프앤가이드는 앞서 네이버의 2분기 매출 추정치를 1조8000억원 영업익을 2260억원으로 내다봤다.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광고와 전자상거래는 확연하게 어닝 서프라이즈"라면서 "이익은 예상했던 수준이다. 2분기에 보여줬던 성장성으로 하반기 기대감을 서프라이즈 수준으로 높이기에 충분했다"고 진단했다.
최진성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기대치가 많이 올라와 있긴 하지만 기대치를 충족시킨 것 만으로도 좋은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증권가에선 네이버의 성장세가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올해 연간 매출 추정치는 7조3582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원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1조원에 육박한 9857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yoonge9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