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웨이브·티빙·왓챠·시즌 등 바야흐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춘추전국시대다. 지상파, 통신사, 콘텐츠사 등 다양한 업종에서 OTT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고 이들은 급성장하는 OTT 시장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해외 넷플릭스를 제외하고 토종 OTT 중 이렇다 할 확고한 1인자가 없는 무주공산의 OTT 시장. 다양한 업종에서 뛰어들어 길을 닦고 있는 만큼 각 사가 보유한 경쟁력과 그것을 바탕으로 펼치는 사업 전출 역시 각양각색이다.
◆지상파+통신1위 SKT, 별들의 연합전선 '웨이브'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웨이브 홈페이지. [사진= 웨이브 홈페이지] 2020.07.31 abc123@newspim.com |
3일 업계에 따르면 토종 OTT 중 가장 왁자지껄 한 출범식을 가졌던 곳은 바로 SK텔레콤과 지상파3사가 손을 잡고 지난 9월 출범한 웨이브다. 출범식에는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한상혁 방통위원장이 자리했다. 업계 행사에 장관급 두 명이 함께 참가한 것은 이례적인 모습으로, 그만큼 정부에서 웨이브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웨이브가 내세우고 있는 가장 큰 경쟁력은 지상파의 콘텐츠 파워다. 지상파 콘텐츠의 경우 현재 토종 OTT 중 티빙을 제외하고 왓챠, 시즌 등에도 제공되고 있지만, 여기에 제공되는 콘텐츠는 시간이 지난 지상파 콘텐츠가 주를 이룬다. 반면 웨이브에선 지상파 최신 콘텐츠를 바로바로 볼 수 있다.
막대한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액 역시 웨이브가 다른 토종 OTT들과 비교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웨이브는 출범 당시 2023년까지 3000억원 규모로 콘텐츠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웨이브는 지상파 콘텐츠를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단, 웨이브에서 제작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는 OTT 플랫폼에서만 볼 수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와 성격이 다르다. 만약 KBS에서 투자를 받고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 경우 이 콘텐츠는 웨이브 뿐 아니라 KBS에도 볼 수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웨이브가 막대한 규모의 투자 계획을 공격적으로 내놨지만 실상 오리지널 콘텐츠는 이름만 오리지널이고, 실상 투자비로 지상파 제작비를 충당하며 '곶감 빼먹기 식'으로 전개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이에 대해 웨이브는 "국내 가입자 기반으로 봤을 때 대규모 콘텐츠 투자를 공격적으로 해 웨이브에 단독으로 방영하면 수익률 면에선 긍정적이지 않다"면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파급력 있는 방송 플랫폼에 공동으로 내보내는 것이 해외수출 면에서나 VOD 수익 등에서나 긍정적이며 이를 통해 콘텐츠 재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쫌' 안다...콘텐츠社 DNA CJENM '티빙', JTBC도 가세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티빙 홈페이지. [사진=티빙 홈페이지] 2020.07.31 abc123@newspim.com |
CJ ENM의 '티빙'의 경우 가장 강조되는 부분이 콘텐츠 경쟁력이다. 현재 티빙은 JTBC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덩치를 키우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 방송업계 관계자는 "OTT 플랫폼이 성장하기 위해선 오리지널 콘텐츠가 가장 중요한데, 콘텐츠라는 것은 당장 성과를 낼 수 없고 꾸준하게 투자를 이어나가야 한다"면서 "통신사와 같은 일반 기업들은 이해하기 힘든 투자인 반면 CJ ENM은 오랫동안 관련 사업을 해 왔기 때문에 콘텐츠 투자 면에서 확실한 DNA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CJ ENM은 tvN, Mnet, OCN, Olive, 투니버스 등 다양한 인기 전문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콘텐츠 경쟁력을 갖춘 JTBC까지 가세할 경우 티빙의 콘텐츠 경쟁력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KT 등이 꾸준히 티빙과 제휴 등을 하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CJ ENM 관계자는 "CJ ENM은 예능, 음악, 뷰티, 드라마 등 다양한 전문채널을 보유하고 있고 각 채널 별로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해 왔다"면서 "다양한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며 트렌트에 맞춰나가는 작업을 해 왔고 소비자의 인기를 얻어냈다는 점이 ENM의 경쟁력이자 티빙의 콘텐츠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네가 뭘 원하는지 알고 있다"...가장 OTT 다운 '왓챠'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왓챠 홈페이지. [사진=왓챠 홈페이지] 2020.07.31 abc123@newspim.com |
웨이브·티빙 등 대기업들이 주도하는 OTT와 비교해 왓챠의 규모는 작다. 하지만 왓챠는 넷플릭스형 OTT 성격이 가장 잘 묻어나는 플랫폼이다. 그만큼 왓챠의 팬층은 두텁고 OTT의 핵심 기능인 콘텐츠 추천 기능도 가장 잘 갖춰져 있다.
왓챠가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추천 기능이다. OTT가 아무리 많은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이용자가 자신에게 맞는 콘텐츠를 찾지 못하면 콘텐츠는 무용지물이다. 이에 OTT 성장기, 플랫폼의 콘텐츠 추천 기능은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왓챠의 경우 OTT 서비스 시작 이전인 2012년, 왓챠피디아란 이름으로 서비스를 제공한 시절부터 고객의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 평가 데이터를 꾸준하게 모아왔다.
이용자는 콘텐츠를 보고 5점 만점에 0.5 단위로 10가지 별점 중 하나의 별점을 주게 된다. 현재까지 왓챠가 수집한 평가 데이터양은 5억5000만개. 네이버 영화가 1300만개가 안된다는 점을 비춰보면 어마어마한 데이터양이다.
왓챠 관계자는 "평가를 제대로 해야 이용자에게 딱 맞는 추천 로직이 나오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선 순도 높게 평가를 하게 된다"면서 "양과 질 면에서 우수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소싱하고 제공한다. 그리고 또 다시 평가를 받아 추천 시스템을 강화해나가는 것이 왓챠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를 기반으로 왓챠는 올해 하반기 일본에 진출해 서비스를 시작하고 해외 진출지를 동남아시아로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오빠'를 위한 덕후들의 세상...KT '시즌'의 틈새 전략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KT 시즌에서 방송 중인 MBC 인기 예능프로그램 '나혼자산다'의 미공개 '여은파(여자들의 은밀한 파티)' 콘텐츠. [사진=KT] 2020.07.31 abc123@newspim.com |
지난해 11월 출범한 KT 시즌의 경우 다른 OTT가 관심을 두지 않는 틈새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막대한 돈을 투자해 하나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기 보다는 저비용의 웹 드라마, 숏폼 콘텐츠에 집중한다. 또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아이돌을 등장시키는 콘텐츠를 오리지널 콘텐츠로 만들어 '덕후'들을 공략하고 있다.
또 다른 방송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에선 막대한 제작비가 들어가는 대작 뿐 아니라 B급 스타들을 등장시켜 상대적으로 낮은 제작비의 콘텐츠도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데 이 역시도 수요가 꾸준하다"면서 "시즌 역시 B급 스타, 인지도 없는 아이돌 콘텐츠를 만들어 팬층을 공략하는 데 팬층이 두텁진 않지만 그 수요는 꾸준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즌에서 공급되는 오리지널 콘텐츠는 총 80여 편. 질 보단 양으로 승부하는 KT 시즌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아이돌 중심의 예능과 라이브 콘서트, 웹드라마, 웹무비 등을 공급해 타 OTT와 차별화 한다.
KT 관계자는 "시즌에선 일명 '덕후'들을 공략한 콘텐츠를 많이 만들고 실제로 20~30대 여성 이용자가 높게 나타난다"면서 "얼마 전 론칭한 뮤지컬 라이브쇼의 경우 '뮤덕(뮤지컬 덕후)'을 공략한 콘텐츠로 오리지널 콘텐츠도 다변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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