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미국 정부가 3일(현지시각)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 협상을 진행할 미측 대표로 '일본통'으로 알려진 도나 웰턴 전 주일 정무공사를 임명하면서 지난 3월 이후 교착 상태에 놓인 한미 간 방위비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외교부는 미국 측 대표 교체와 무관하게 협상을 진행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미측의 대표 교체가 방위비 협상에 미치는 영향과 한국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한미 간 방위비 분담 협의는 차질 없이 계속 진행해나갈 것"이라며 "미측 신임 대표가 임명이 됐고 부임을 하면 소통을 이어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도나 웰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정 협상대표 [사진=미국 국무부] |
김 대변인은 미측 대표 교체 이후 한미 간 추가 방위비 협상이 예정돼 있느냐는 물음에 "대면협의 일정에 대해서는 정해진 것은 아직 없다"고 답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주한미군 방위비 협상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은 양국 간 입장 차가 크기 때문이다. 실무협상 담당인 웰턴 신임 대표의 임명이 양국 간 방위비 협상에 큰 변수가 될 것 같지는 않다"며 "미국이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수준을 제시한다면 언제든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게 한국 정부 입장"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미 국무부 대변인은 기존 제임스 드하트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표가 최근 북극권 조정관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도나 웰턴 전 주일 정무공사가 새 협상대표를 맡게 됐다고 발표했다. 웰턴 신임 대표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함께 미일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비롯, 전세계에서 진행되는 미국의 모든 방위 협력과 분담금 협상을 맡게될 예정이다.
일본 언론들도 전날 웰턴이 내년 3월 만료되는 미일 방위비분금 협정 갱신을 위한 협상의 미측 대표를 맡게 됐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들은 특히 웰턴 신임 대표가 일본에 근무했고 일본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지일파'라는 점에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웰턴 신임 대표는 일본에서 삿포로와 나고야 총영사관에서 근무했으며 2013년 6월부터 2015년 8월까지 주일 미 대사관 정무공사로 재직했다. 그는 주핀란드 수석 공사와 주아프가니스탄 차석 대사 등도 역임했다. 일본 문화와 일본어에 정통하며 한국어, 독일어, 인도네시아어 등도 공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지난해 9월부터 7차례 실무협상을 진행한 끝에 지난 3월 말 협상단 차원에서 13% 인상안에 잠정 합의했으나 대폭 인상을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하지 않으면서 최종 합의안 서명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은 50% 안팎의 인상률을 고집하다 몇 년에 걸쳐 50%를 올리는 등의 다소 누그러진 안을 비공식적으로 언급하고 있으나, 한국은 지난 3월 실무적으로 합의했던 '13% 인상'에서 물러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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