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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전환' 이니스프리...오너 3세 서민정 배당금 어쩌나

기사등록 : 2020-08-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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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에 승계 재원 이니스프리 배당도 '흔들'
구원투수 선임...임혜영 새 대표 실적 반전 이룰까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장녀인 서민정씨가 2대 주주로 있는 이니스프리가 지난 2분기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지속된 경영 악화로 결산 배당금이 축소되며 승계 자금 마련에도 제동이 걸렸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최근 임혜영씨를 이니스프리 새 수장으로 임명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임 신임 대표가 온라인 채널 대응력을 바탕으로 실적 회복을 이룰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모아진다.

◆"올해 영업이익 90% 줄어들 듯"...배당금 축소 불가피

7일 아모레퍼시픽그룹에 따르면 이니스프리는 지난 2분기 매출 884억원, 영업손실 1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이니스프리가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0년 독립법인 출범 이후 처음이다.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0.08.05 hrgu90@newspim.com

이니스프리의 실적 악화는 즉시 배당금 축소로 이어진다. 실제 2016년 이후 국내 로드숍 경영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이니스프리 결산 배당총액은 2017년 127억원, 2018년 102억원, 2019년 78억원으로 지속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유례없는 대규모(1002억원) 중간 배당을 시행했으나 이익잉여금이 2000억원대로 줄어들면서 올해도 이를 실행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배당금 축소로 인해 오너 3세인 서민정 아모레퍼시픽 과장도 당분간 승계 자금 확보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니스프리 2대 주주(지분율 18.2%)인 서 과장은 2016년 45억원 수준의 배당수익을 거둔 이래 2017년 23억원, 2018년 18억원, 2019년 14억원의 배당금을 챙겨왔다.

더욱이 서 과장이 지분 19.5%를 보유하고 있는 에뛰드는 2018년 적자로 전환하며 2년 연속 배당을 아예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2012년부터 장녀인 서 과장에게만 두 회사의 지분을 증여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지분 증여 후로 이니스프리와 에뛰드를 통해 증여세를 마련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어 왔다"면서 "로드숍 업황 악화로 양사 실적이 급감하면서 승계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게 아니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올해 이니스프리 전체 실적 전망도 어둡다. 연간 세 자릿수를 기록하던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로 크게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달 31일 아모러퍼시픽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유안타증권은 전년 대비 91% 감소한 54억원을 한화투자증권은 87% 감소한 80억원을 이베스트투자증권은 92% 감소한 52억원을 이니스프리 영업이익 전망치로 제시했다.

이는 이니스프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계열사로 꼽혀서다. 이니스프리는 중국 현지 및 면세점 채널 매출 의존도가 높다. 아모레퍼시픽그룹 내 중국 매출 과반 이상을 맡고 있다. 

국내외 오프라인 로드숍 또한 구조조정 과정에 있어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이니스프리는 상반기 직영점 30여개 점포를 정리한 것으로 추정되며 하반기에도 60여개를 정리할 예정이다.

 

임혜영 이니스프리 대표이사 [사진=아모레퍼시픽그룹] 2020.08.06 hrgu90@newspim.com

◆지난달 갑작스러운 대표이사 교체...'실적 반전' 부담 막중 

이 가운데 지난달 이니스프리 대표이사가 갑작스럽게 교체된 배경에도 이목이 쏠린다. 지난달 21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김영목 대표에서 임혜영 아모레퍼시픽 데일리뷰티 Unit 전무로 대표를 교체했다. 김 전 대표는 아모레퍼시픽 혁신 TF2 Division 상무로 이동했다.

이니스프리 대표 교체는 약 3년 만이다. 김 전 대표는 로드숍 성장세가 꺾였던 2017년 10월 이니스프리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업황 악화를 이겨내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이니스프리 매출과 영업이익은 김 전 대표가 선임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문책성 인사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최초 적자전환을 기록한 상황에서 신규 선임된 임혜영 대표의 어깨는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충남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임 대표는 1992년 아모레퍼시픽 중앙연구소에 입사해 Mass뷰티 BM 팀장, 마케팅부문 Mass BM 사업부장, Mass사업부문 려&미쟝센 사업부장 등을 역임했다. 2018년 말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한 뒤 3년이 채 못 돼 주요 계열사 대표를 맡긴 만큼 그룹의 기대가 큰 것으로 파악된다. 

임 대표의 선임은 이니스프리의 온라인 마케팅 강화 전략과 결을 같이한다. 임 대표의 이력에서 보이듯 그는 생활용품 사업 등을 전개하는 Mass부문에서 잔뼈가 굵다. 해당 부문은 올 2분기까지도 온라인 매출 성장이 지속된 곳이다. 임 대표의 디지털 채널 대응력이 이니스프리에서도 십분 발휘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이니스프리는 로드숍 매장 효율화 작업으로 전체 실적이 감소했으나 이커머스 매출은 두 자릿수로 성장했다"며 "중국에서는 오프라인 직영점을 재정비하고 국내에서는 온라인 중심의 적극적인 홍보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hrgu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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