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야권에서 내년 재보궐선거 준비는 이미 한창이다. 특히 서울시장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물밑에서 후보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야권에서는 김용태·김선동·김세연·나경원·이종구 전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언급한 외부 인사로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홍정욱 전 의원이 눈에 띄는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leehs@newspim.com |
◆ 재보궐 공천권 쥔 김종인, 외부인사 물망…김동연·홍정욱 거론
최근 전국단위 선거에서 4연패를 당한 통합당에게는 내년 재보궐선거 승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등 민주당 출신 광역지자체장들이 불미스러운 일로 사퇴했기 때문에 야권에게는 기회이기도 하다.
시선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에게 쏠린다. 김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4월까지다. 즉, 재보궐선거 공천권을 쥐고 있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차기 서울시장 후보자의 조건으로 ▲비즈니스 감각 ▲미래 비전 ▲소통·공감 능력 ▲참신하고 젊은 인재 등을 꼽았다. 그가 통합당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한 뒤 꾸준히 참신하고 새로운 외부 인사를 강조해온 만큼 내부보다 외부로 눈을 돌리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김종연 전 경제부총리가 후보군으로 단숨에 떠올랐다. 그는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기조를 놓고 청와대와 마찰을 빚었다. 또 '소년 가장', '상고 졸업'이라는 출신 배경도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김 전 부총리는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말을 아끼는 상황이다. 그는 최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금시초문이고 어리둥절하다"며 "지금 단계에서 그런 것에 관심 가질 상황이 아니다. 그런 일에 내가 끼어들 일이 뭐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김 전 부총리와 함께 홍정욱 전 의원도 물망에 올랐다. 홍 전 의원은 김 위원장이 바라는 젊은 경제전문가로서 충분히 매력적인 카드다. 다만 딸의 마약 범죄에 대한 국민 정서를 고려하면 서울시장 출마를 쉽게 결단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 김용태 전 자유한국당 의원. 2020.08.07 taehun02@newspim.com |
◆ 前 의원들의 물밑 신경전 "때 되면 후보자들 나설 것"
통합당 내부에서도 서울시장 출마에 대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나경원·김세연·김선동·김용태·이종구 전 의원 등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자유한국당 시절 원내대표를 역임한 바 있는 나경원 전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했으나,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무릎을 꿇었다.
나 전 의원은 이후 '나경원의 즐거운 법률교실'에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에는 용산구로 이사해 통합당 초선 의원들에게 인사를 돌리는 행보를 보이며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김용태 전 의원 역시 유력한 후보로 분류된다. 서울 양천을에서 3선을 달성한 김 전 의원은 21대 총선 당시 구로을에 '자객 공천' 됐으나,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넘지 못했다.
김 전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본격화 되면 여러 좋은 후보들이 나오실 것"이라며 "만약 기회가 된다면 나설 수 있지만, 현재 준비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종구 전 의원도 눈에 띈다. 6선을 역임한 바 있는 이중재 전 의원의 아들로 강남갑에서 3선을 지냈다.
이 전 의원은 "낙선 이후 정치를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여러 사람들이 (서울시장 출마를) 권했다"며 "만약 당내에서 경선에 나와달라고 하면 진짜 고민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선동 전 의원은 현재 통합당 사무총장직을 맡고 있어 서울시장 출마 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비대위 사무총장직을 맡고 있기 때문에 당을 위한 일에 전력을 쏟을 예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당초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됐던 이언주 전 의원 역시 서울시장 후보에 거론된다. 그는 르노삼성자동차 법무팀장, 에쓰오일 상무 등을 거치며 경제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꼽힌다.
이 전 의원은 "지금은 이런저런 얘기들이 있지만, 아직 시간이 있으니 지켜보자"고 전했다.
1970년대생인 김세연 전 의원은 부산 금정구에서 3선을 역임했다. 그는 당초 부산시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김종인 위원장이 '경제를 아는 70년대 출생'을 추구하는 만큼 서울시장 출마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또 혁신과 쇄신의 아이콘이라는 평가도 매력적이다. 김 전 의원은 자유한국당 시절 "당을 해체해야 한다"며 깊게 뿌리내린 기득권 세력을 몰아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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