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대전 중구가 뿌리공원에 유등천을 가로지르는 세월교를 조성하면서 안전난간을 불법 설치해 하천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구는 지난 2018년 11월 안영동 뿌리공원 내 세월교를 만들면서 다리 가장자리에 보행자와 차량 이탈 방지 등을 위해 점용면적 245㎡ 중 216㎡에 안전시설물인 콘크리트 경계석(연석)을 설치했다.
[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많은 비로 유등천의 수위가 상승하면서 지난달 30일 오후 대전 중구 뿌리공원 앞 세월교 안전난간에 쓰레기가 걸리면서 흐르는 강물이 범람했다. 2020.08.07 gyun507@newspim.com |
이듬해인 2019년 5월 뿌리공원을 찾는 시민들의 편의 향상을 위해 2490만원을 들여 경계석 위에 구조물인 안전난간을 보강 설치했다.
문제는 국가하천(유등천)에 시설물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대전지방국토관리청에 허가(승인)를 받아야 하지만 이를 무시한 채 안전난간을 설치한 것이다.
하천법 제33조에 따르면 하천구역 내 공작물의 신축·개축·변경을 하기 위해서는 하천관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에 대전국토관리청은 중구가 하천 점용허가를 내고 세월교를 완공한 뒤 안전난간은 불법으로 조성한 만큼 강제철거하고 원상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전난간 철거에 500만원 가량의 비용이 드는 만큼 불법 난간 설치로 3000여만원의 혈세가 공중분해되는 셈이다.
[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연이은 폭우로 유등천 수위가 상승한 지난달 30일 대전 중구 뿌리공원 하천에서 물길이 공원 주차장과 산책로에 역류해 쓰레기 등 토사유입으로 주차장에 차량들이 통제되고 있다. 2020.08.07 gyun507@newspim.com· |
특히 안전난간 설치를 위해서는 대전국토관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인지하고서도 이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법을 준수해야 할 중구가 오히려 불법을 자행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세월교에 안전난간을 설치하면서 유속을 방해해 이번 폭우 때 침수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30일 새벽부터 정오까지 대전·세종·충남에 많은 비가 내렸다. 이날 금산지역에 158.1mm 비가 내리면서 상류인 금산군 상류 하천에서 대전 유등천으로 나뭇가지, 폐타이어 등 생활폐기물이 쏟아져 내렸다.
상류에서 떠내려온 쓰레기가 유등천 뿌리공원 세월교 안전난간에 걸리면서 하천의 유량 흐름을 막아 세월교가 범람해 뿌리공원 주차장과 시민 산책로가 침수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때문에 뿌리공원과 연결된 산책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불만이 터져 나왔다.
중구 문화동에 사는 김모(60·여) 씨는 "뿌리공원 하천에 설치된 교량 난간으로 쓰레기가 걸려서 하천의 물길이 공원 주차장과 산책로에 역류해 쓰레기 등 토사유입으로 뻘밭이 돼 불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교량 안전난간) 허가가 안 된 것은 맞지만 먼저 시민안전을 위해 교량 안전난간을 설치할 수밖에 없었다"며 "기한 내 난간 시설물을 철거하고 원상회복 이행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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