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재선되면 북한과 신속하게 협상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향후 북한과 합의를 이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봤으나, 오는 11월 3일 대선 전 제3차 북미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는 10일(현지시각) 미국의소리(VOA) 방송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등과 협상에 나설 의향을 확인했으며,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협상이 성공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협상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계속해서 표현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열린 북미 2차 정상회담 단독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2018.02.28. [사진=뉴스핌 로이터] |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대선에서 이길 경우 북한과 매우 신속하게 합의를 맺을 것이며, 선거 기간만 아니었다면 북한과 중국, 이란이 합의를 희망하며 24시간 이내에 미국과의 협상장에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선거 전까지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인 결론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일각에서 제기하는 '옥토버 서프라이즈', 즉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오는 10월 중 대북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낮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타협에 대해 전향적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합의를 맺으려 한다면 주로 미국이 양보해야 할 것이고 이는 미국의 국익을 희생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절박한 상황에서만 대선 전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선거 전까지 미국과 북한 사이에는 "실질적인 움직임 없이 (만남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만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북한은 계속해서 소위 '적대시 정책' 철회와 구체적인 미국의 행동을 요구할 텐데, 미국이 그런 요구를 들어줄 리 없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전까지 자신만이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재선되면 북한과 합의를 맺을 것"이라는 발언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북한에 대한 메시지로 해석했다.
스나이더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재선될 경우에만 북한이 긍정적인 상황을 기대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발언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면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하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경우 북한이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미국과의 외교를 중단한 것이 실수였느냐는 또 다른 중요한 질문이 제기된다"고 했다.
스나이더 국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자신의 재선에 장애가 될 행동을 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다만 북한 문제는 현재 미국에게 우선적인 외교 현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반면 갈루치 전 특사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한 문제가 후순위로 밀려나지 않았다며 "물론 중국 문제가 가장 중요하지만 여전히 북한 문제도 우선순위 5위 안에는 들어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핵무기와 이동수단이 있고, 미 본토와 동북아시아의 동맹인 한국과 일본을 타격할 수 있기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발언이 선거용이라며 현재 진지한 대북정책이 없다고 꼬집었다.
윤 전 대표는 북한은 보통 미국에서 선거가 치러지는 해에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기다린다며, 북한으로부터 주목할 만한 행동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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