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미국 국무부는 통일부가 한국 인권단체들의 대북 라디오방송 제한 가능성을 거론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북한 주민들이 독립된 정보에 더 많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인 NK뉴스는 11일 통일부 이종주 인도협력국장이 전날 강화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한국 인권단체들의 대북 라디오 방송을 문제삼으면 지난 6월 대북전단 배포를 금지시킨 것처럼 동일하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2018년 5월 1일 오후 경기도 파주 육군 9사단 교하소초에서 병사들이 임진강변에 설치된 대북 심리전 확성기 방송시설을 철거하고 있다. 2018.05.01 |
NK뉴스에 따르면 이종주 국장은 대북 라디오방송이 문제되면 대북방송 단체의 표현의 자유, 북한인권 증진 등의 혜택 뿐 아니라, 동시에 한국사회 다른 사람들의 가치와 이해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그 가운데 이해충돌이 일어난다면 갈등이 되는 모든 가치들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NK뉴스는 이를 두고 한국 정부가 북한이 문제를 삼을 경우 한국 인권단체들의 대북 라디오방송 제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 국무부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관련보도에 대한 논평 요청에 "우선 북한의 인권상황을 여전히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고양하고, 독립적인 정보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접근을 늘리며, 또 북한 내 인권 존중을 증진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같은 날 한국 정부가 한국 인권단체들의 대북 라디오 방송 제한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문재인 정권은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정보의 자유, 표현의 자유라는 근본적인 민주적 가치를 기꺼이 훼손하고 있다"며 "이것은 유감스럽게도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한국 정부가 이런 조치를 취한다고 해도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국 정부가 대북라디오 방송을 실제로 제한한다면 이는 역효과만 내는 잘못된 정책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필 로버트슨(Phil Robertson) 아시아담당 부국장도 한국 정부가 만일 대북 라디오 방송을 제한한다면 이는 북한과 대화하기 위해 지켜지고 보호돼야 하는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라는 원칙들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로버트슨 부국장은 이는 과거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정작 한국인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면서 한국 국민 뿐 아니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그의 여동생의 비웃음과 멸시만 받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 인권단체 연합체인 '북한자유연합'의 수잔 숄티 대표는 "대북 라디오 방송은 북한 주민들이 외부 정보를 파악하는 데 매우 중요한 수단"이라며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말처럼 북한 주민들은 진실(truth)을 알아야 한다. 라디오 방송은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알리는 방법"이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이 주민들을 다루는 방식은 고립"이라며 "이 고립을 깨기 위해 대북 라디오 방송을 통한 외부정보 유입이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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