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 미국 내 신규 코로나19(COVID-19) 확진 사례가 감소세인 가운데 검사량도 줄어 데이터 정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확산세가 진정하고 있는 것인지, 단순 검사량이 부족한 결과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한 의료진이 긴 시간동안 코로나19 진단검사 후 책상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0.07.07 [사진=로이터 뉴스핌] |
1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보건복지부의 브렛 지로어 차관보는 지난달 30일 컨퍼런스콜에서 최대 피해 지역인 일부 남부 주(州)들에서 확산세가 진정되는 "진전의 징후"가 보이고 있다면서 "선벨트 지역과 미 전역에 조금씩 상황이 나아지는 징후들을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CNBC가 자체 집계한 결과 최근 7일 동안 미국 내 평균 신규 확진 건수는 5만2875건으로 지난달 28일 6만5285건에서 19% 급감했다. 그러나 코로나19 감염여부 검사량도 크게 줄었다. 애틀랜틱 매거진의 '코비드 트래킹 프로젝트'에 따르면 검사 규모는 2주전 일일 평균 81만4000건에서 71만6000건으로 12% 줄었다.
텍사스주의 경우 지난 2주 동안 신규 확진자 수는 10% 감소해 평균 7381명으로 집계됐는데, 동시에 검사 규모도 53% 뚝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존스홉킨스대가 조사한 결과 양성 판정을 받은 검사량은 지난 2주 동안 24% 급증했다. 이는 뉴욕주의 양성 판정 검사 비중(1%)과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결과다.
아쉬시 자 하버드대 세계보건연구소 소장은 "우리가 코로나19 검사와 관련해 실질적이고 새로운, 신흥 사태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어디가 확산세가 진정하고 있고, 아닌지를 알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텍사스 데이터와 관련해서는 "매우 걱정스럽다"고 평가했다.
텍사스주는 검사량 급감의 원인을 파악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CNBC가 텍사스주 보건부에 이에 대해질문한 결과 "우리는 보건부에 들어온 연구소 분석 검사 결과량이 최근 수일 동안 감소세인지 알아보고 있다"고 답했다.
최근 검사량이 준 것은 텍사스주 뿐이 아니다. 코비드 트래킹 프로젝트에 따르면 코로나19 최대 피해지역들인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테네시 등지에서도 검사량이 감소했다.
미국 내 확산세가 둔화한 것이 맞는지, 아니면 검사량이 부족해 수치가 현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인지 데이터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가운데, 알렉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한 현·전직 연방정부 보건 고문 수십명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 데이터를 직접 수집하는 것이 병원들에게 의도치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는 내용의 경고성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가 입수한 미 의료감염통제사례자문위원회(HICPAC)의 비공개 서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부터 병원에 모든 코로나19 검사 결과와 입원률, 중환자 비중, 산소호흡기와 병상 등 데이터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아닌 보건복지부로 직접 제출하도록 지침을 수정했다. 공개 서한에 서명한 보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데이터가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고 대중에 투명한 정보 제공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병원들은 보건복지부에 보내는 일일 보고 요건을 충족하는 데 혼란을 겪고 있다면서, CDC가 이전처럼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일일 보고서를 대중에게 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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