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애플에 이어 테슬라가 5대 1 주식 액면분할을 발표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액면분할은 기업의 본질 가치를 변화시키지 않지만 주당 가격을 낮춰 소액 투자자들의 투자 접근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이에 따라 그간 높은 가격에 부담을 느껴 선뜻 매수에 나서지 못했던 투자자들의 주식 거래가 활발해지며 해외주식 투자 열풍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 [사진=블룸버그] |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주식 1주를 5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하기로 결정했다. 연초 주당 430달러 선에서 거래되던 테슬라의 주가는 전기차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에 고공행진하며 현재 1500달러를 넘어선 상태다.
테슬라 주주들은 오는 28일 장 마감 이후 액면분할된 주식을 받게 되며 주식 거래는 오는 31일부터 시작된다. 액면분할을 거치게 되면 주가는 1500달러 선에서 300달러 선으로 낮아지게 된다.
테슬라에 앞서 애플도 지난달 30일 4대 1 주식분할을 발표한 바 있다. 주주들은 오는 24일 장 마감 직후 1주당 3주를 추가로 받게 되며 테슬라와 마찬가지로 이달 31일부터 분할된 기준으로 거래가 이뤄지게 된다. 지난 12일 애플은 전 거래일 대비 3.2% 상승한 주당 452.0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테슬라와 애플은 국내 해외주식 직구족들 사이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종목으로 꼽힌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테슬라와 애플은 연초부터 이달 12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순매수 종목에서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이 기간 해외주식 직구족들은 13억176만달러(약 1조5419억원)어치의 테슬라 주식과 8억1574만달러(약 9662억원)어치의 애플 주식을 쓸어담았다.
테슬과 애플이 액면분할에 나서면서 해외주식 직구 열기는 한동안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애플이 액면분할을 발표한 이후 국내 투자자들의 애플 순매수 규모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탁원에 따르면 지난달 23~30일 4325만달러(약 512억원)를 기록한 애플 순매수 규모는 1주일 뒤(7월 31~8월 7일) 7932만달러(940억원)로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액면분할 결정이 수급 측면에서 단기적으로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액면분할이 기업의 가치와 무관한 만큼 장기적으로 주가 흐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이영한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에서 테슬라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보니 단기적으로 수급이 좋아질 수 있다"면서도 "액면분할로 기업가치가 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주가에) 큰 영향이 없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액면분할 보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 편입 및 배터리데이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테슬라는 4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며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 편입 조건을 갖춘 상태다. 일각에서는 다우존스30산업 평균 지수 편입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다. 테슬라가 액면분할을 결정한 것도 다우존스 지수 편입까지 염두해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우존스는 S&P500 지수와 달리 시가 총액이 아닌 주가 가중치를 고려한다. 이 때문에 애플 역시 2014년 7대 1의 주식 액면분할을 거쳐 2015년 다우존스 지수에 편입됐다.
이 연구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액면분할보다 S&P 500 및 다우존스 지수 편입여부와 다음달로 예정된 배터리데이에 주목해야 한다"며 "테슬라가 배터리데이에서 '100만마일 배터리'(반영구 배터리)를 출시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런 성장 가능성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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