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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더 늘려야 하나"…온라인 등교 한계, 사교육 찾는 학부모

기사등록 : 2020-08-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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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수업 필요하다는 교사들 vs. 최근 확진자 급증했다는 방역당국
교육부, AI활용해 학생 진단하고 맞춤형 교육 제공 계획
학교 현장 "평가·출결 그대로인데 새로운 것만 투입하려 해"
학부모들 "2학기도 1학기와 차이 없으면 결국 학원행"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올해 1학기 온라인 수업에 따른 학생들의 학습격차에 대해 교육부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진단 플랫폼 구축 등 대안을 내놨지만, 2학기 개학을 앞둔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학원 등 사교육에 더 의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서면서 2학기도 등교수업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확진자 증가 추세가 주춤한 일부 지역은 전면 등교수업을 실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학습격차 논란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2020.07.28 leehs@newspim.com

◇지역마다 다른 학사 일정…교사 80% "학생 격차 커졌다"

16일 교육계에 따르면 올해 대학 입시를 앞둔 고3 수험생부터 1주일가량의 짧은 방학을 마치고 이르면 다음주부터 2학기 수업을 시작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전국 초·중·고교가 각각 2학기 학사 일정을 진행 중인 가운데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이 2학기 전면 등교 방침을 추진 중이다.

우선 확진자가 급등하고 있는 수도권 학교는 교육부 권고에 따라 전체 '3분의 2'이하의 학생만 등교하도록 학부모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이고 있다.

기초학력과 학교 생활 적응 등이 필요한 초등 1~2학년은 매일 등교하는 방안을, 3~6학년은 격주 또는 주 3~4회 등교하는 방안 등 등교일정에 대한 의견 조사를 진행 중이다. 중학교도 학년별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등교 일정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강원·세종·전남·광주·충북·경북 등 지역 교육청은 전면 등교 방침을 정하고 이를 각 학교에 권고하면서 '학습격차'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수도권 중심의 확진자 급증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교육부는 조만간 시도교육청과의 협의를 거쳐 2학기 등교수업 일정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교육부가 발표한 '2학기 학사운영 세부 방안'도 코로나19 상황을 고려 평가·기록을 유연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등교수업을 최대한 확보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 같은 방침은 학습격차 해소를 위해서는등교수업이 필요하다는 학교 현장의 의견을 반영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교사 5만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사의 79%는 '온라인 수업을 실시한 1학기 학생 간 학습격차가 벌어졌다'고 답했다. '변화가 없다'(17.64%) 또는 '줄었다'(3.15)는 응답 비율은 낮았다.

학습격차가 심화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복수 응답) 교사의 65%가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차이를 꼽았다. 학부모의 학습 보조 여부를 선택한 교사도 13.8%였다.

교육격차를 개선하고 지원하기 위한 방안으로 '등교수업'이 37%로 가장 높았고, 개별화된 학습 관리 및 진단이 31%로 뒤를 이었다. 학습 동기 부여를 위한 정서·심리 진단이 13.1% 등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지난 5월 25일 서울 용산구 한강중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한 선생님이 등교수업을 앞두고 학생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2020.05.25 yooksa@newspim.com

◇현실성 없는 학교현장…결국 사교육 찾는 학부모

교육부는 학습격차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학생들의 학습 데이터를 분석하고 맞춤형 학습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초학력이 부족한 초등 1~2학년에게는 수학을, 3~6학년에게는 영어·국어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고등학교 우수 교사 500명이 중하위권 학생 3000명을 대상으로 학습 컨설팅을 하는 프로그램도 추진된다. 학습 멘토 2000명을 모집해 자기주도 학습을 지도하는 '에듀테크 플랫폼'도 운영한다.

이와 관련해 학교 현장에서는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정현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교육부가 교육하겠다는 고교생 3000명 선발 기준은 무엇이고,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그 정도 수준에 불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AI와 스마트기기가 없어서 학습격차가 발생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며 "본질적으로 등교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대도시의 경우 학급당 학생수가 너무 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교육당국은 교실에서도 '거리두기' 방침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는데 과밀학급에는 현실성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윤경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서울지부장은 "현재 할 수 있는 시스템 내에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평가나 출결과 같은 기준은 그대로 두고 새로운 것을 투입만 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수업에 맞는 수업방식을 교육부가 개발하고 보강해야 하는데 그런 대안은 전혀 없다"며 "온라인 수업도 상위권 학생 중심으로 맞춰졌고, 나머지 학생들은 여전히 뒤처져 있으니 학습격차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학부모들은 학원 등 사교육 의존도를 더 높이고 있다. 서울의 한 특목고 학부모는 "2학기에는 현재보다 학원을 더 늘려야 할지 고민 중"이라며 "코로나 상황이 우려스럽긴 하지만, 게임, 유튜브 등 컴퓨터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은 점도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wideope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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