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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법 승계·일감 몰아주기 논란' 하림, 공정위 칼끝 올해도 피할까

기사등록 : 2020-08-24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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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초 두 번째 정보공개청구所...4년 째 공정위 전원회의 발목잡아

[서울·세종=뉴스핌] 박효주, 민경하 기자 = '재계 순위 27위'. 대기업 집단 지정 3년 만에 순위권에 오른 하림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를 앞두고 한 차례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편법 승계 및 오너 일가 사익편취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가 4년 째 이어지면서 연내 심사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어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림이 공정위 심의절차를 문제 삼아 제기한 정보공개청구소송이 내달 초 열릴 예정이다. 이번 소송은 하림이 해당 사안에 대해 제기한 두 번째 소송이다.

하림그룹 계통도. [자료=금감원 전자공시] 2020.08.18 hj0308@newspim.com

◆공정위 4년 째 하림 조사..."연내 전원회의 상정 의지"

공정위는 앞서 2년 전인 지난 2018년 심사보고서를 완료하고 전원회의에 상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하림 측이 공정위 조사 결과를 두고 소송으로 제동을 걸었다. 하림은 열람・복사 거부처분 취소 청구소송과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청구소송을 잇달아 제기했고 이에 따라 전원회의 상정이 4년 째 미뤄지고 있는 것이다.

공정위는 절차적인 정당성을 확보하면서도 연내 전원회의 상정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림이 연이어 제기한 행정소송으로 시간이 지체된만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다.

당초 공정위가 하림에 관한 심사보고서를 발송한 시기는 지난 2018년 말이다. 지난해 전원회의가 열릴 확률이 높았지만 하림 측에서 공정위를 상대로 자료 열람·복사 거부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심의 시기가 불투명해졌다.

하림 측은 공정위가 조사에 참고한 실제 자료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공정위는 정상가격 산정에 활용한 제3자 업체들의 거래가격 등이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비공개 처분된 자료를 하림에 일부 공개하라고 판결했으나 공정위는 해당 부분을 공개하지 않고 혐의 입증자료에서 제외한 후 다시 심사보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하림은 지난 5월 발송된 새로운 심사보고서에 대해 또 다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공정위는 오는 9월 2일 고등법원 판결에 큰 이변이 없다면 전원회의 개최를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이번 고등법원 판결이 지난해 대법원 판결과 특별히 달라지지 않는다면 올해 안에 전원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라며 "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이유는 절차상의 문제가 없으려고 하는건데 큰 틀에서 문제가 없다면 전원회의를 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정위 관계자는 "하림이 상고를 해서 대법원 판결을 기다려야해도 올해 안에 판결이 날 확률이 높다"며 "만약 공정위가 검찰고발을 할 경우 검찰의 공소시효도 고려해야 하기때문에 서두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사진=NS홈쇼핑]

◆12조 그룹 최정점 '올품'...하림 장남 김준영씨 승계 완료

하림과 공정위의 기싸움이 계속되는 까닭은 이번 사안이 오너 일가의 지배구조와 일감몰아주기 논란 때문이다. 공정위는 하림그룹의 비상장 계열사인 올품에 주목하고 있다.

공정위는 김홍국 하림 회장이 아들 인 김준영 씨에게 지배구조 최상단 계열사인 올품 지분 100%를 지난 2012년 물려줬고 이 과정에서 일감몰아주기 등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 하림그룹은 지주사인 하림지주를 김홍국 회장의 아들인 김준영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올품이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하림지주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지분 22.95%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지만 올품(4.3%)과 올품의 100% 자회사 한국인베스트먼트(20.25%) 지분을 합치면 김준영씨가 최대주주(24.55%)가 된다. 그룹 최정점에서 지배력을 확보한 셈이다.

하림그룹은 2018년 당시 최상위 지주사였던 제일홀딩스와 중간 지주사 하림홀딩스를 합병, 하림지주를 단독 지주사로 세웠다.

준영 씨는 하림그룹이 2012년 말 제일홀딩스가 농수산홀딩스를 흡수·합병하는 등 지배구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부친으로부터 한국썸벧판매(현 올품) 지분을 증여받았다. 당시 증여세는 100억원 수준이었다.

공정위가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올품 지분을 증여받은 준영 씨가 하림그룹 최정점에 올라서게 된 과정이다.

한국썸벧판매는 준영씨가 최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급격한 외형성장을 이뤘다. 이듬해인 2013년 한국썸벧판매는 당시 하림그룹 지주사 제일홀딩스가 지분 100%를 보유한 양계·축산업체 올품을 흡수합병하고 사명을 올품으로 변경했다.

준영씨가 지분을 증여받기 전인 2012년 말 한국썸벧판매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861억원에서 이듬해인 2013년 매출액은 3464억원으로 4배가량 뛰었다.

공정위는 이 같은 한국썸벧판매(현 올품)의 성장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썸벧판매는 계열사 등 특수관계자와 매출 규모는 2013년 732억원(21.1%), 2014년 729억원(21%), 2015년 745억원(20.7%), 2016년 848억원(21%)을 기록했다.

올품이 몸집을 키우는 한편 2016년 올품과 한국썸벧을 통해 지배해 온 제일홀딩스 자사주 전량을 소각하며 준영씨의 지배력은 더욱 커졌다. 당시 지배구조는 '김준영씨(김 회장의 아들)→올품(김준영 지분 100%)→한국썸벧(올품지분 100%)→제일홀딩스→하림홀딩스'로 이어졌다.

자사주 소각 전인 지난 2015년 말 김 회장과 한국썸벧의 제일홀딩스 지분율은 각각 8.14%와 7.35%였지만 소각 후 지분율은 각각 41.78%와 37.14%로 상승했다.

올품을 통해 한국썸벧을 지배하고 있는 준영씨의 지분이 급등했고 이후 제일홀딩스는 상장과 함께 2018년 하림홀딩스를 흡수합병해 하림지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현재의 '김준영→올품→한국인베스트먼트(한국썸벧)→하림지주' 지배구조가 완성된 것이다.

현재 준영씨는 올품의 주주로만 등재되어 있으며 경영 참여 여부는 알려져 있지 않은 상태다.

hj0308@newspim.com 204mk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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