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핌] 김태진 기자 = 한국과 미국 공동연구진이 뇌 영상 기술을 활용한 임상연구를 통해 침 치료가 만성 요통환자의 뇌 구조를 변화시켜 증상을 개선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KIOM)은 임상의학부 김형준 박사와 미국 하버드의대 연구팀이 침 치료가 만성요통 환자의 뇌 일차감각영역 변화를 유발해 둔해진 허리의 감각을 회복시킨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진짜 침 치료 시 시술한 혈자리[사진 제공=한국한의학연구원]= 2020.08.20 memory4444444@newspim.com |
연구팀은 78명의 만성요통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했다.
임상은 침 치료를 한 진짜 침 치료군 18명과 그렇지 않은 대조군 60명으로 나눠 진행했다.
연구팀은 침 치료 효능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대조군을 다시 37명의 가짜 침 치료군과 진짜 침 및 가짜 침 치료를 전혀 받지 않은 23명의 일반 치료군으로 나눠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4주간 총 6회에 침 치료를 실시했고 치료 전후 전체 피험자 대상으로 허리부위 촉각예민도를 측정하는 2점식별검사를 수행했다.
그 결과 진짜 침 치료를 진행한 실험군은 치료 전보다 촉각예민도가 약 18.5%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짜 침 치료군 및 일반치료군은 촉각예민도가 약 4.9% 둔감해진 것으로 나타나 진짜 침 치료가 만성요통으로 인해 둔감해진 허리부위 감각을 회복시킨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또 동일 실험을 통증과 상관없는 손가락에서 시행한 결과 치료 전후 2점식별검사 값의 유의미한 변화는 없었으며 진짜 침 치료군과 대조군 간의 차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연구팀은 MRI를 활용해 침 치료 시 만성요통 환자의 뇌 구조 변화를 확인했다.
이를 통해 대뇌 회백질의 특성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사용되는 MRI 영상기법인 T1 강조영상으로 허리 감각이 둔해질수록 허리영역의 회백질 부피가 증가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4주 6회의 치료 후 피험자의 뇌 구조를 관찰한 결과 진짜 침 치료군에서만 허리감각이 회복되면서 허리영역의 회백질 부피가 함께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확산텐서영상(DTI)를 이용해 만성요통 환자의 뇌백질 구조를 살펴본 결과 진짜 침 치료 후에만 허리감각이 회복되면서 허리영역 뇌백질 구조 이상이 함께 회복하는 것을 확인했다.
김형준 박사는 "이번 연구는 객관적 지표로 나타내기 어려웠던 침 치료 효능의 과학적 기반을 마련한 계기"라며 "향후 섬유근육통 및 신경병증성 통증 등 다빈도 통증 치료기전 관련 연구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열 원장은 "한의학연은 우수한 한의약 치료기술의 과학적 근거 마련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며 "한의학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 세계 우수 연구기관과의 국제협력연구를 꾸준히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한의학연구원 주요사업(KSN2013240) 및 보건복지부 한의국제협력연구사업(HI17C2212)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뇌 영상학 분야 권위지인 '뉴로이미지(NeuroImage)'에 지난 15일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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