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국공립미술관은 잠정 휴관에 들어갔지만 대다수의 사립미술관은 현재 운영중이다. 지난 주말 국내 확진자가 400명에 육박하는 등 지역 n차 감염으로 확산되면서 3단계 거리두기로 격상될 가능성이 높아 일부 사립미술관도 휴관을 고심중이다.
주말 평균 2000~3000명대 방문객을 자랑하는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뮤지엄 산이 현재 휴관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지난 주말 원주에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다. 미술관은 이번주 안으로 휴관 여부를 결정 지을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25일 서울 종로구 토탈미술관을 찾아 방역 실태를 점검하고 현장을 둘러보며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문체부] 2020.03.26 89hklee@newspim.com |
뮤지엄 산은 안도 다다오가 지은 건축물로 유명한 미술관이자 '빛의 작가' 제임스터렐의 전시관, 요가를 할 수 있는 명상관까지 마련돼 있어 화제를 모은 곳이다. 서울에서 3시간 운전해 자연과 예술을 모두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뮤지엄 산 관계자는 "5~6월 관람객 수가 비교적 늘어났는데, 최근 원주 지역 확진자가 발생해 관람객이 또다시 줄었다. 지난 주말 미술관 방문객은 800명 정도다. 평소 주말 방문객 2000~3000명의 1/3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지역에서 연쇄적으로 확진자가 발생해 미술관 휴관을 두고 논의 중이지만, 다음주 전시 개관을 해야하기 때문에 최대한 휴관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3단계로 격상될 경우 휴관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고 내다봤다.
강원도 고성에 있는 바우지움 조각미술관도 8월 말~9월 초까지 추이를 지켜보고 휴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조각가이자 관장인 김명숙 바우지움 조각미술관 관장은 "국공립미술관이 문을 닫았다. 현재 사립미술관도 휴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소독을 철저히하라는 지침이 내려왔다"며 "바우지움 조각미술관은 오픈된 전시 공간이 많기 때문에 일단 8월 말까지 문을 열 예정이다. 9월 초까지 코로나19 확진자 추이를 보고 휴관을 할지 말지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관장은 작가로서, 관장으로서 모두 현 '코로나 사태'의 위기는 심각하다고 답했다. 그는 "앞이 안 보인다. 심각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대비를 조금씩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23일)는 몇 백명이 왔다갔다. 감사한 마음도 있지만 걱정스럽다"며 "미술관은 서울이나 외곽지역 방문객이 높기 때문에 지역 확산이 심한 상황에서 우려가 된다"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고 집단 감염에 대한 사회 전반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17일 오후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매표소에 휴관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0.08.17 dlsgur9757@newspim.com |
현재 원로 작가 김강용의 회고전이 열리는 서울 성곡미술관도 관람객을 받고 있다. 미술관은 코로나 사태 이후 5000~7000원 수준의 관람료를 1만원으로 상향했다. 미술관 관계자는 "비용에 관계 없이 미술관을 방문을 원하는 이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확보를 위해 관람료를 올렸다. 또 국내 원로 작가 김강용 선생님의 개인전은 작가 인생 전반을 보여주기 때문에 관람료를 상향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특히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의 미술관 관람객은 많이 줄었다. 지난 일요일(23일) 성곡미술관을 방문한 관람객은 10명 남짓이다. 미술관 관계자는 "하루 10~15명 정도 방문한다. 그래서 굳이 사전예약제도 운영하지 않는다"며 "방역은 철저히 한다. 관람객의 체온을 재고, 손잡이나 미술관 바닥 등 청소시 소독한다"라고 설명했다.
사립미술관이 쉽게 문을 닫을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이 미술관 관계자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고 밝혔다. 정부가 사립미술관협회에 지원하는 전시 보조금과 전시를 위해 열심히 준비한 작가를 위해서다. 이 관계자는 "국가에서 사립미술관협회에 공간 지원, 전시와 관련한 지원금을 준다. 이를 써야 하는데, 사립미술관협회에 소속되지 않은 미술관은 상관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사태로 최고 작가 외에는 예술 활동으로 먹고 사는 작가가 많이 줄었다"며 이럴 때 일수록 미술관이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작가의 전시와 작업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작가들의 작업이 공개되고 그들이 예술 활동을 이어갈 계기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5호선 영등포시장역에서 문화예술철도 시범역 개관식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지하철역 출구에 프로젝트명 'ART ON THE MOVE SEOUL'이 새겨져있다. 2020.07.31 alwaysame@newspim.com |
사립미술관협회 관계자는 이번 코로나 사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방역 조치와 비대면 콘텐츠 제작 지원에 대한 바람을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국공립미술관에 비해 사립미술관의 상황은 더욱 어렵다"며 "사립미술관은 대부분 비영리단체이며 수익 창출한 방법은 관람료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지자체는 미술관이 자체적으로 방역 시행을 조취하라고 하는데 국공립 기관에 준하는 열화상 카메라와 소독게이트 설치, 전문 방역 관리하는데 있어 인력과 재원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방역에 필요한 물품과 설비 구비와 관련한 비용을 미술관이 지워받을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더 나아가 코로나 블루를 문화예술로 해소할 수 있게 사립미술관에 비대면 콘텐츠 제작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검토도 나오고 있다"며 "비대면 제작 지원 등 많은 사람들이 문화예술로 코로나 블루를 이겨내고 삶을 즐길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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