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평균물가목표제(AIT)를 도입하면서 초저금리 여건을 더 오래 끌고 갈 수 있는 여지를 열어뒀다.
27일(현지시간) 연준은 2%의 평균물가목표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연준 위원 17명 전원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이에 따라 연준은 장기에 걸쳐 물가상승률이 평균 2%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정책을 운용하게 된다. 이 경우 연준은 2%에 못 미치는 물가상승률을 상쇄하기 위해 한 동안 2%가 넘는 물가상승률을 용인할 수 있다.
이번에 도입된 새로운 정책은 연준이 물가 안정보다 완전 고용이라는 목표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도 해석된다.
원격으로 진행된 잭슨홀 회의 기조연설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우리의 수정된 성명은 특히 저소득에서 중간소득층을 중심으로 강한 고용시장의 편익과 강한 고용시장이 환영하지 못할 물가 상승을 초래하지 않고도 유지될 수 있다는 우리의 평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로이터 뉴스핌]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증 대유행) 이후 미국 경제는 역대 최악의 침체를 겪었다. 지난 3월 말 이후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경제가 봉쇄되면서 2분기 미국 경제는 마이너스(-)31.7%라는 유례 없는 후퇴를 경험했다.
연준은 3월 중 긴급회의를 열어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의 목표 범위를 제로(0) 수준으로 내리고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연달아 발표하며 경기 악화를 최소화 하기 위한 행동에 나섰다.
이와 별개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연준은 2%의 물가목표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미국의 실업률은 3.5%까지 낮아지며 완전 고용 수준에 근접했지만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2%를 대체로 밑돌았다.
이날 발표된 연준의 정책 목표 수정은 연준에 기준금리를 더 오랫동안 제로 수준으로 유지할 길을 열어놨다. 연준은 약 2년 전 공청회 등을 통해 저금리 여건에서의 새로운 정책 전략 검토에 돌입했다. 이날 연준은 5년 마다 새로운 정책 검토를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낮은 실업률이 경제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통화정책의 지원에 대해 광범위한 정책을 요구하는 주요 국가 목표인 강한 고용시장 유지의 편익을 과장하는 것은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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