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월 1일 인종차별 반대 시위로 혼란스런 위스콘신 주 커노샤를 방문한다. 커노샤는 지난달 흑인 제이컵 블레이크가 자신의 자녀들이 보는 가운데 경찰에게 총격을 당해 이에 대한 시위가 지속되고 있는 지역이다.
위스콘신 주지사는 이에 대해 시기가 적절치 않다며 방문을 재고해 달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 주요 경합주 위스콘신, 인종차별 시위 진앙으로 부상
30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전날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화요일 시위로 인한 피해를 둘러보고 시위 진압대를 만나보기 위해 위스콘신 주 커노샤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레이크 가족들은 토요일에도 커노샤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이끌었다. 백인 경찰관의 총을 맞은 블레이크는 사망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기 위해 수차례의 부검을 거쳤다. 블레이크 사망 사건으로 미국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경합주인 위스콘신이 인종차별 이슈의 중심지로 떠오르면서 혼란에 빠졌다.
백악관 발표 직전에 트럼프는 "주 방위군이 투입되면서 위스콘신의 커노샤는 빨리 안정을 되찾고 있으며 나는 어쩌면 그곳을 방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레이크의 아버지는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과 러닝메이트 카말라 해리스를 지난 29일(금요일) 만났고 몇시간 동안 대화를 한 후 "마치 삼촌이나 누이동생과 얘기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블레이크 가족을 만날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블레이크 측도 아직 대통령을 만날지 여부와 관련해 아무런 접촉이 없다고 밝혔다.
◆ 주지사 재고 요청...민주·바이든 "폭력 조장 안 돼"
트럼프의 커노샤 방문에 대해 위스콘신 주지사 토니 에버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의 방문을 재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여전히 커노샤에서는 시위가 진행되고 있고 여기에 그냥 대통령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들면 사태가 어떻게 돌변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에버스 주지사는 "우리주의 여러 커뮤니티 지도자들과 나는 위스콘신주와 커노샤에 대통령이 나타나면 오히려 상처를 더 깊게하고 우리 주민들의 분열을 촉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측도 다르지 않다. 트럼프가 안정을 되찾게 하는데는 '힘'(Strength)가 유일한 방책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소속 위스콘신 부지사 만델라 바르네스는 지난주 공화당 전당대회에 대해서 "전당대회의 초점은 커노샤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 분열과 증오를 부추기는 것이었다"면서 "이런 맥락의 발언들을 한 대통령이 커노샤에 와서 무엇을 도와줄 수 있는지 그 의도도 모르겠고 또 지금은 그럴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바이든은 일요일 성명서에서 트럼프를 "무모하게 폭력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은 또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법과 질서를 강조하는 것이 자신을 강하게 한다고 믿고 있지만 그의 지지자들이 충돌을 멈추지 않은 것을 보면 그가 지도력이 모자란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하원의원으로서 위회 흑인코커스를 이끌고 있는 캐렌 바스는 트럼프의 커노샤 방문은 긴장만 더 높일 것이라 우려했다. 그녀는 CNN에 "트럼프가 커노샤를 방문하는 유일한 목적은 충동질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커노샤 로이터=뉴스핌] 이영기 기자=24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커노샤에는 수백명이 전날에 이어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커노샤 법원 인근으로 모여 폭죽을 터트리고, 해산하려는 경찰에 맞서 '흑인의 목숨도 중요하다'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2020.08.26 007@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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