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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세계·현대百, '폐점 공포' 확산...올해 1조 영업 손실 현실화되나

기사등록 : 2020-09-05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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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빅3, 지난달 휴점 점포 수 18곳...수도권에 집중
사실상 거리두기 3단계에 하반기도 '실적 쇼크' 우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다시 1차 유행 때인 6개월 전으로 돌아간 듯 합니다. 대형 집객시설이 몰려 있는 수도권 중심으로 지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돼 3월보다 체감하는 충격은 더 큽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백화점 관계자의 말이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유통 '빅3'에서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폐점 공포'가 다시 확산하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줄줄이 임시 휴점이나 조기 폐점하면서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8.30 dlsgur9757@newspim.com

이번 코로나 재확산세가 장기화되면 이들 업체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통 빅3, 휴점 점포 수 18곳...수도권에 집중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날까지 임시 휴점이나 조기 폐점을 진행한 롯데쇼핑·신세계·현대백화점 3개사의 점포는 백화점(아웃렛 포함) 5곳, 대형마트 13곳 등이 18곳으로 집계됐다.

특히 최근 수도권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어 유통 기업을 긴장시키고 있다. 유통업체들이 운영하는 대형 쇼핑몰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데, 임시휴점이 발생한 곳도 대부분 수도권에 있는 점포들이기 때문.

유통 빅3 지난달 임시휴점 점포 수. 2020.09.03 nrd8120@newspim.com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에서만 지난달 12일과 30일 두 차례 조기 폐점했다. 강남점은 지난해 연간 매출이 2조원을 넘어섰다. 이를 토대로 하루 매출 규모를 환산하면 50억원가량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십억원의 손실을 봤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백화점은 전날 현대아울렛 가산점에 근무하는 의류매장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임시휴점에 들어갔다. 롯데백화점도 지난달 26일 구리점과 지난 29~31일 영등포점 총 2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영업에 차질을 빚었다. 영등포점은 부분적으로 휴점을 진행했다.

대형마트는 상황이 더 안 좋다. 롯데마트는 지난 달 1개월간 서울역점 등 10여개 점포가 임시 휴점하거나 조기 폐점했다. 이마트는 지난달 28일 창동점 등 3개점을 임시휴점했다.

줄휴업에 따른 매출 타격은 수치로 확인된다. 특히 백화점은 충격이 컸다. 확진자가 급속도로 확산돼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내려진 지난 달 16일부터 이달 2일까지 롯데백화점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은 15.3%, 신세계백화점은 11.2% 줄어들었다. 지난 달 16~17일에는 광복절 연휴가 포함돼 있어 충격은 덜했다.

지난 달 16일부터 이달 2일까지 백화점 3사 매출 신장률 추이. 2020.09.03 nrd8120@newspim.com

하지만 정부가 수도권에 한해 거리두기 조치를 2.5단계 격상한다고 발표한 다음 날인 지난 29부터 30일까지 이틀간 매출을 보면 감소 폭은 더욱 커진다.

롯데백화점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지난해 8월 31~9월 1일) 대비 48% 감소했다. 2.5단계보다 약한 2단계 조치가 내려진 직후 주말인 지난 22~23일(-19%)보다도 매출 타격이 컸다. 1주일 만에 29%나 떨어졌다. 신세계백화점은 26.1%, 현대백화점은 19.3% 줄었다.

대형마트는 최근 수요가 급증한 주력 상품이 신선식품 등 생필품이고 자사 온라인몰 주문 증가 영향 등으로 타격을 덜 받았다. 지난 29~30일 이틀간 매출은 6.1% 내려갔다.

◆사실상 거리두기 3단계에 하반기도 '실적 쇼크' 우려

업계는 코로나 재확산에 따라 사실상 거리두기 3단계와 같은 조치가 계속된다면 올 상반기와 비슷한 '실적 쇼크'를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올 상반기 유통 '빅3'는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유통 기업 3사의 영업이익 총액은 작년 상반기 대비 97.7% 급감한 377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6027억원의 영업이익이 사라졌다. 그야말로 '코로나 쇼크'다.

이들 3사가 운영하는 백화점 부문에서만 3171억원의 영업이익이 증발했다. 전체 손실액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유통 빅3 상반기 실적 추이. [자료=각사 IR자료] 2020.08.14 nrd8120@newspim.com

일각에서는 올 하반기 손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1조원의 영업손실이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외출자체를 하지 않는 사람이 늘어난데다 감염 우려가 있는 대형 집객시설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탓이다.

지난 달부터 시작된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셧다운 공포의 정도는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본격화됐던 지난 2월 때보다 더욱 심각하다. 1차 유행 때는 대구·경북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됐지만 현재는 수도권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더한다.

실제 1차 유행 초기인 지난 2월 3일에 임시휴점 수를 보면 8곳에 그쳤다. 대형마트 2곳, 면세점 3곳, 복합쇼핑몰 1곳, 영화관 2곳 등 8곳에 그쳤다.

변수는 코로나 종식 시기다.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지난4일 오전 기준 195명으로 코로나 재확산 17일 만에 100대로 내려갔다. 코로나가 진정세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졌지만 불안 요소는 여전하다. 대량 집단감염이 발생한 교회와 광복절 도심 집회 외에도 아파트·운동시설·직장 등에서 집단감염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잠깐만 방역에 소홀했다가는 확진자 수가 급속도로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매장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아 산발적으로 휴점 점포가 계속 나오고 있고 코로나 사태가 언제 끝날지 가늠조차 할 수 없어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 재확산세는 지난 1차 유행 때와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3~5월이 코로나 충격이 피크였던 것처럼 9~11월에 매출 부진이 심화될 것 가능성이 크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하반기도 상반기와 같은 실적 흐름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재유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nrd812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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