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유럽연합(EU) 고위 당국자는 대형 기술 업체들이 코로나19(COVID-19) 사태 속에서 큰 수혜를 입은 만큼 세금도 더 많이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EU는 연내 선진국의 공통 '디지털세' 도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독자 과세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파올로 젠틸로니 EU 경제·과세 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5일 미국 CNBC방송과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위기 속 승자인 대형 기술 업체들이 유럽에서 상당 규모의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는 것을 더는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형 기술 업체는 다른 일반 기업과 달리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재택근무 및 온라인 쇼핑 급증 등에 혜택을 보고 있어 세금을 더 낼 여력이 있다는 것을 강조한 한편, 그의 수단으로써 디지털세 도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한 것이다.
2018년 EU 집행위원회는 다국적 대형 기술기업에 연간 매출액의 3% 세금을 부과하는 '디지털세' 도입 방안을 제안했다. 당시 집행위는 전통 기업의 평균 납부 실효세율은 23.2%인 반면, 기술기업의 경우 9.5%에 그친다고 했다.
다국적 대형 기술기업이 다수 포진해 있는 미국 측에서는 디지털세 도입에 대해 자국에 불균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젠틸로니 집행위원은 연말까지 경제협력기구(OECD)의 디지털세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내년 새로운 디지털세를 제안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글로벌 차원에서 적절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내년에 우리만의 제안을 들고나올 것이라고 했다.
CNBC는 지난 6월 미국과 EU의 디지털세 협상이 미국 측 의사에 따라 결렬된 바 있어 올해 안에 OECD 회원국의 관련 합의가 올해 안에 나올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CNBC는 경제학계에서 '케이(K)자형'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시나리오에서는 대형 유통업체와 월가 은행은 혜택을 받는 반면, 전통 소매업체, 식당, 기타 서비스 전문직 종사자는 뒤처질 것이라고 했다.
RSM의 조셉 브루스엘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K자형 회복은) 1980년대 초 이후 국가 및 경제 전반에 걸쳐 관찰된 불평등 심화에 관한 것"이라며, "K의 상위 경로에는 분명히 금융시장이 포함돼 있고 하위 경로에는 실물경제가 있다. 두 경로는 분리돼 있다"고 논평했다.
파올로 젠텔로니 유럽연합(EU) 경제·과세 담당 집행위원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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