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당명과 정강·정책을 대대적으로 바꾸며 쇄신의 첫 단계를 넘어선 국민의힘 내에서 4명의 무소속 의원을 복당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러나 복당의 키를 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이 안정된 뒤' '적절한 시점'이라고 에둘러 말하며 연일 선을 긋고 있다.
복당을 원하는 4명의 의원 모두 3선 이상 중진으로 당 내 적지 않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어, 김 위원장과의 관계 설정에 정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kilroy023@newspim.com |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당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복당 관련 질문에 "적절한 시점이 되면 알아서 하게 될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복당 이슈로 떠오른 의원은 홍준표 의원(5선), 권성동 의원(4선), 윤상현 의원(4선), 김태호 의원(3선)이다. 이들은 황교안 전 대표가 이끌던 미래통합당 시절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에 의해 '컷오프(공천배제)'를 당한 후 이에 반발,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이들을 빨리 복당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국민의힘 의원은 장제원 의원이다.
그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강원도 최다선인 4선 의원이자, 법사위원장과 사무총장을 지낸 권성동 의원이 복당 신청서를 낸 채 당 입구에서 쓸쓸히 서 있다"며 "논리적이고 달변이어서 방송 섭외 1순위이기도 한 스타급 정치인이다. 선 굵은 정치로 20대 국회에서는 유력 원내대표 후보군에 들어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장수 집 아들 출신으로, 경남도지사까지 지낸 3선 김태호 의원이 당 밖에 홀로 서 있다"며 "인생 역전 스토리에 정치적 경륜까지, 차기 대선주자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또한 "당 대통령 후보까지 지내고 당 대표 두 번에 경남도지사 두 번까지, 범야권
최다선인 5선 홍준표 의원이 당 밖에 외로이 있다"며 "거기에 확고한 지지층까지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다른 페이스북 글에서도 "이제 무소속 의원 복당 문제를 해결해야 할 차례다. 당권을 쥔 입장에서 보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겠지만, 역량이 검증된 지도자급 국회의원들의 복당을 막는 것은 당을 비대위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을 정면으로 저격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무소속 홍준표 의원, 김태호 의원, 권성동 의원, 윤상현 의원 [사진=뉴스핌 DB] |
국민의힘 당 내 최다선인 5선 정진석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복당 문제를 암시하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최근 생일을 맞은 정 의원은 "홍준표 의원이 생일 케이크를 보냈다"며 "아~맘이 약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요지부동이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3일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어제까지 비대위 발족 이후 정강·정책을 다듬고, 당명 변화를 가져오고 당에 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 있다"며 "당이 지속적인 변화를 하고 완전히 안정적인 기반을 구축하게 되면 그 다음에 복당 문제를 거론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아직 홍준표 전 대표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 같다. 홍 전 대표가 복귀할 경우 박근혜 탄핵, 대선 패배 등의 충격에서 어렵게 안정을 찾고 있는 당 지도부를 흔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홍 전 대표만 복당시킬 수는 없기 때문에, 복당 논의를 할 때는 4명 모두를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복당 논의가 이뤄지는 시기가 빠르지는 않을 것 같다. 연말이나 내년 초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당 내 최다선인 5선 정진석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복당 문제를 암시하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최근 생일을 맞은 정 의원은 "홍준표 의원이 생일 케이크를 보냈다"며 "아~맘이 약해진다..^^"고 말했다. [사진=정진석 페이스북] |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