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해외 사모펀드에서 환매 중단이 일어나며 국내에서 판매된 해외 재간접 공모펀드로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사모 재간접 공모펀드인 '키움 글로벌얼터너티브 펀드'의 환매를 중단한다고 판매사들에게 공지했다.
앞서 브아이아자산운용은 재간접형 사모펀드인 '브이아이H2O멀티본드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의 환매를 일시 중단한다고 판매사에 고지했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이형석 기자 leehs@] |
각각 펀드의 순자산은 키움펀드가 3600억원 규모, 브이아이운용 펀드가 1000억원으로 모두 4600억원 규모다.
문제가 된 두 재간접 펀드는 모두 유럽계 자산운용사 H2O가 운용하는 멀티본드 펀드 등을 편입했다. 지난 4일 프랑스 금융당국(AMF)은 영국 H2O운용의 멀티본드, 멀티스트래티지, 멀티에쿼티, 멀티딥밸류, 모데라토, 비바체, 아다지오, 알레그로 등 8개 펀드에 환매 중단 명령을 내렸다.
이들 펀드는 코로나19쇼크로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을 때 유동성 자산이 크게 줄면서 비유동성 자산 비중이 높아져 환매 중단 사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브이아이운용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증가에 따라 비(非) 시장성 자산의 매각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 및 이로 인한 불합리한 자산가치 평가, 투자자들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적 대우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H2O 운용은 펀드자산에 대한 합리적인 평가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어 일시적으로 설정 및 환매 중단 조치를 취한것"이라며 "펀드 자산의 부실과는 무관한 자산가치 평과와 관련돼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해외 사모펀드를 담은 재간접 공모펀드로 부실이 확산되면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공모펀드 투자자들에게도 사모펀드 사고 위험이 전이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사모펀드를 담은 사모재간접 공모펀드의 맹점은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 종종 지적돼왔다. 사모펀드의 경우 공모펀드와 달리 기초자산에 대한 사전신고나 분산투자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대신 최소투자금액을 높여 진입장벽을 높였다.
그러나 사모 재간접 공모펀드는 일반 공모펀드와 같은 진입장벽을 두면서 사모펀드를 여러개 담는 방법으로 사모펀드를 공모펀드 투자자에게 열어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 재간접 펀드의 판매규모는 약 36조원에 달하며 공모형 펀드의 경우 65%가 개인투자자인 것으로 나타나 사태가 확산될 경우 다수의 일반 소액투자자들에게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해외 사모펀드의 환매중단은 향후에도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며 "이 경우 해외 사모펀드를 담은 사모재간접 공모펀드가 피해를 확산하는 매개가 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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