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해외에서 수억원대 도박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양현석(51)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다만 이날 법정에선 양 전 대표의 상습 도박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9일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 박수현 판사 심리로 열린 양 전 대표 등 4명의 도박 혐의에 대한 1차 공판에서 피고 측 변호인은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의 쟁점은 양 전 대표의 상습 도박 여부였다. 형법 제246조(도박, 상습도박)에 따르면 도박을 한 경우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상습적으로 범죄를 저지를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가능하다.
박 판사는 "많은 양의 수사기록과 증거기록이 있는데 이렇게 (단순 도박 혐의로) 기소가 된 부분에 대해서 재판부로는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며 검찰에 추가 의견서 제출을 요구했다.
검찰 측은 "처음에 상습 도박으로 올라왔지만, 수사 검사가 판례와 법률 검토 등을 통해 그렇게 한 걸로 알고 있다"며 "(상습 도박 혐의) 불기소 처분 변경된 이유에 대해서 의견서를 제출하겠다"고 했다.
이에 양 전 대표 측 변호인은 "도박에 사용된 자금 출처를 추적한 것이 대부분이나 증거가 전혀 나오지 않아 혐의 없음 처분이 나왔다"며 "이미 검찰에서 (상습 도박 혐의를) 불기소 처분해서 상습성 판단할 필요성이 있는지 의문이 있다"고 반발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해외에서 억대 원정도박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전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2020.09.09 alwaysame@newspim.com |
재판이 끝난 뒤 양 전 대표는 '상습 도박 혐의 부인하냐', '정식 재판에 회부된 심경이 어떠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서둘러 법원을 떠났다.
양 전 대표는 지난 2015년 7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총 7차례에 걸쳐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지인들과 함께 33만5460달러(한화 약 4억181만원) 상당의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양 전 대표를 상습 도박 혐의로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판례와 도박 횟수 등을 고려해 상습 도박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고 단순 도박 혐의로 약식기소했다.
이후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양 전 대표 등 4명을 정식 재판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양 전 대표 등에 대한 다음 재판은 10월 28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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