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코로나19에 따른 경영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항공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화물사업을 확장 중이다. 대형항공사는 물론 저비용항공사(LCC)까지 여객기의 승객좌석을 뜯어내고 화물을 선적하며 화물수송 경쟁에 뛰어들었다. 화물사업 확대에 따른 운임 하락 압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개조작업이 완료된 대한항공 보잉 777-300ER 내부에 화물을 적재하는 모습 [사진=대한항공] |
11일 국토교통부 항공포털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올해 누적 기준 대한항공의 화물 수송량은 69만8768톤(t)으로 작년(44만9637t) 대비 5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은 작년(28만2519t)보다 28% 늘어난 36만1406t을 기록했다. 절대적인 규모 기준으로 화물 수송량이 많은 대항항공의 증가율이 아시아나항공을 훨씬 앞질렀다.
항공화물 수송량 점유율 기준으로도 대한항공의 선방이 뚜렷하다. 대한항공은 올해 초 국내 항공화물 점유율이 40% 수준에서 2월 코로나19 확산을 기점으로 10%포인트(p) 가량 뛰어올랐다. 반면 장기적으로 대한항공과 항공화물 점유율 격차를 줄여온 아시아나항공은 점유율이 30% 중반대에서 20% 중반 수준으로 줄었다.
대한항공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공격적으로 화물사업에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은 화물사업에 대한 경험과 그 동안 유지해온 다양한 노선을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2004년부터 2010년까지 7년 연속 항공화물 수송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등 화물사업에서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기존의 화물 판매조직을 기반으로 마케팅과 영업이 가능한 것이다.
여기에 미국 등 주요국의 화물 전용 항공사와 달리 다양한 노선을 기반으로 유연하게 화물 운영이 가능한 점도 강점이다. 캄보디아, 베트남 등 동남아 각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인천에서 한꺼번에 미국으로 보내는 식이다. 반면 화물 전용 항공사는 직항 노선만 운영하는 한계가 있다.
최근 대한항공은 화물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여객기 2대를 화물기로 개조했다. 8월 기준 화물기 23대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화물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항공화물 수급 불균형을 계속 활용한다는 취지다. 12대의 화물기를 운영 중인 아시아나항공은 여객기 2대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들어 해외 항공사들은 물론 국내 LCC들도 항공화물을 통한 생존전략에 뛰어들고 있다. 유럽 최대 항공사 독일 루프트한자는 지난 5월 여객기를 화물기로 변경했고, 미국의 아메리칸항공도 화물기 운항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국내 LCC 중 유일하게 대형기를 보유한 진에어는 보잉 B777-200ER 여객기 1대를 개조해 화물 전용기로 운영한다. 티웨이항공 역시 여객기 좌석칸에 짐을 실을 수 있는 '카고 시트백'을 사용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에 신청을 낸 상태다.
이렇듯 공급이 확대되면 항공화물 사업에 새로 뛰어든 항공사들이 수익을 내기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운임 감소로 이익률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LCC는 미국 등 장거리 노선을 확보하고 있는 대한항공과 경쟁하기도 쉽지 않은 반면 대한항공은 기존에 갖고 있는 노선을 기반으로 수요에 대응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한항공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 우위가 빛을 발했다"며 "반면 대부분의 LCC들은 화물칸이 작아 컨테이너를 실을 수 없는 등 한계가 있고 새로 화물시장을 뚫어야 하는 것도 숙제인 만큼 상대적 열위에서 이익을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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