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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인터, 패션업 불황 속 국내외 브랜드 구조조정 '속도전'

기사등록 : 2020-09-14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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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브랜드 92개·해외 브랜드 25개 매장 정리
자사몰은 강화...올해 'SI빌리지' 40% 성장 전망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국내외 패션 브랜드 재정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패션부문 이익이 적자로 전환하자 부진한 오프라인 매장 약 120여개를 정리했다.

반면 자사몰인 '신세계에스아이빌리지'에는 신규 브랜드를 추가하는 등 고객 유인을 위해 힘쓰고 있다. 백화점 방문을 꺼리는 고객들이 온라인에서 고급 화장품이나 수입 의류를 구매하는 빈도가 늘며 올해 연간 총 거래액은 40%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디자인 유나이티드·아르마니 등 브랜드 매장 철수 활발

14일 신세계인터내셔날(이하 신세계인터)에 따르면 이 회사의 패션부문은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부진한 국내외 브랜드의 매장 정리에 나서고 있다. 보브와 지컷 등 국내 여성복 브랜드부터 아르마니와 갭 등 해외 브랜드까지 오프라인 점포 수를 조정했다.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0.09.11 hrgu90@newspim.com

 지난 3월 이후 신세계인터의 국내 브랜드(보브, 지컷, 스튜디오 톰보이, 코모도, 디자인 유나이티드) 매장은 517개에서 452개로 92개 줄었다. 해외 브랜드(아르마니, 갭, 디젤, 폴스미스) 매장은 156개에서 131개로 25개가 철수됐다.

이 중에서도 저가 캐주얼 브랜드인 디자인 유나이티드의 매장 수 감소 폭이 크다. 3월 말 115개에 달했던 디자인 유나이티드 매장은 6월 말 36개까지 줄었다. 주로 이마트에 입점돼 있던 이 브랜드는 대형마트 수가 줄어들면서 입점 매장 수도 조정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패션부문에서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탓이다. 상반기 기준 신세계인터는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부문에서 전년 반기 대비 매출이 254억원 감소했으며 4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나마 화장품 부문에서 136억원의 이익을 내며 적자는 면했으나, 올해는 패션부문 영업이익 기여도가 10% 미만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신세계인터는 하반기에도 매장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부진한 갭이나 디자인 유나이티드 등은 비효율 영업요인 제거로 고정비 부담을 낮추고 있다"며 "매출 성장이 어려운 일부 여성복 브랜드들도 비용 효율화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0.09.11 hrgu90@newspim.com

◆자사몰 '에스아이빌리지' 승승장구...포트폴리오도 강화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하는 대신 자사몰인 에스아이빌리지로의 고객 유인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업계는 올해 에스아이빌리지의 연간 거래액이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전년도 거래액(700억원) 대비 43%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 재고 면세품을 선제적으로 판매해 이목을 끈 효과가 컸다. 지난 6월 신세계인터는 신세계면세점으로부터 구입한 재고 면세품을 내수 통관을 거쳐 약 40% 할인된 가격에 팔았다. 이 기간 에스아이빌리지 신규 가입자 수가 평년 대비 30배 이상 증가하는 등 유입 고객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최근 에스아이빌리지에서는 자주(JAJU) 생활용품과 비디비치 등 화장품, 해외 의류 등이 잘 팔리고 있다. 특히 화장품 판매 비중은 지난해 5%에서 올해 20%까지 증가했다. 셀린느와 끌로에, 메종마르지엘라, 아크네 등 럭셔리 컨템포러리 브랜드 매출도 증가 추세다.

코로나19로 백화점 방문이 어려운 상황에서 고가 브랜드의 매출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이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신세계인터는 최근 신세계백화점 보유 자체 브랜드(PB)인 델라라나와 일라일을 양수받아 신규 사업을 시작했다. 포트폴리오에 프리미엄 브랜드를 추가해 '중저가 캐주얼-고가 여성의류' 투트랙 전략으로 나간다는 방침이다. 

신세계인터 관계자는 "패션 브랜드 조정을 하고 있으나 브랜드 자체를 철수하는 것은 아니며 일부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이라며 "프리미엄 브랜드(델라라나, 일라일)와 온라인 전용 브랜드(브플먼트)를 추가하는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hrgu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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