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대규모 유상증자을 추진하는 티웨이항공에 대한 주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가가 침체된 상황에서 운영자금 조달을 위한 유상증자까지 이뤄지면서 주가 하락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6.72%(180원) 떨어진 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규모 유상증자가 결정되면서 주가 희석을 우려한 주주들이 매도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모회사 티웨이홀딩스(-1.24%), 예림당(-1.74%)도 하락세다.
[자료=티웨이항공] |
앞서 티웨이항공은 72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지난 10일 공시했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다. 발행주식수는 4500만주. 현재 상장주식수인 4697만주와 맞먹는다. 신주 발행 예정가는 1600원이다. 유상증자 이후 보통주 1주당 0.2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도 추진된다.
유상증자 이유는 운영자금 조달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티웨이항공은 상반기 연결기준 70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1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한 것이다. 매출액 역시 전년 동기(8105억원) 대비 급감한 1738억원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7월 한 차례 유상증자에 나섰다가 최대주주인 티웨이홀딩스의 저조한 청약 참여율 탓에 실패한 바 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이번에는 티웨이홀딩스에서 유상증자 배정 물량을 100% 청약할 것"이라며 유상증자 성공을 자신했다.
하지만 티웨이항공 유상증자를 바라보는 주주들의 시선을 불안하기만 하다. 이날 종가인 2500원보다 36%가량 저렴한 신주(1600원)가 대거 쏟아져나오는 만큼 주식 가치가 희석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지난 2018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당시 티웨이항공 공모가는 1만2000원이었다.
앞서 17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 제주항공 역시 주가 하락을 면치 못했다. 유상증자 결정을 내린 지난 5월말 주가는 2만원에 달했지만, 유상증자가 진행되면서 점차 신주 발행 예정가와 같은 1만4000원선으로 떨어졌다. 신주 상장 전후로는 더 떨어졌다. 제주항공의 이날 종가는 1만2800원이다.
증권업계 역시 유상증자가 주가 하락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상증자 목적이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이 아닌 데다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항공업 전체가 침체에 빠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티웨이항공뿐 아니라 모든 항공사가 업황이 돌아설 때까지 버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유상증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생각보다 길어지면서 미리 대비하는 차원"이라며 "투자의 관점에선 기존 진행하던 중·대형기 도입 사업도 현재 꾸준히 진행 중인 만큼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준비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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