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이 무산된 책임이 금호산업에 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현산이 아시아나항공 대주주인 금호산업을 상대로 2500억원의 이행보증금(계약금) 반환 소송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현산은 지난 11일 공시에서 "이번 (아시아나항공 매각) 계약의 거래종결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매도인 측의 선행조건 미충족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회사는 아시아나항공 및 금호산업의 요구를 법적으로 검토한 후 관련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지난해 11월 서울 용산구 현대산업개발 본사 대회의실에서 아시아나 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11.12 dlsgur9757@newspim.com |
현재 아시아나항공 및 금호산업은 현산에 계약 해제 및 계약금에 대한 질권 해지에 필요한 절차를 이행해 달라고 통지한 상태다. 앞서 현산은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면서 이행보증금 총 2500억원을 에스크로(조건부 인출가능) 계좌에 납입했다. 매매대금의 10% 규모다.
금호산업이 계약파기를 이유로 이행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현산은 반환 청구소송을 진행해서 승소해야 돌려받을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은 매각 무산의 책임은 '현산'에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같은 날 공시에서 "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의 구주(舊株) 인수계약 해지사유가 발생했다"며 "이에 따라 우리 회사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회사 경영권을 포함한 보유주식 전량을 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에 매도하는 계획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인 산업은행도 현산에 매각 무산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현산은 '재실사'라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고 결국 딜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현재 금호산업과 현산은 서로 상대방에게 책임 소재를 따지는 상황이라 계약금 소송 등이 진행될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산과 금호산업 간 소송에서 계약 무산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를 놓고 지난한 싸움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산업의 계약 해제권 행사에 대한 타당성을 가리기 위해 양사가 장기간에 걸쳐 법적 공방을 벌일 것"이라며 "어느 한 쪽도 패배를 수긍하지 못할 정도로 양측 의견차가 팽팽하기 때문에 결국 대법원까지 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 부행장은 "소송은 법원에서 다뤄질 문제"라면서도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재매각 등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고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빠른 시일 내 아시아나항공 경영상태를 정상화해 재매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를 위해 △2조4000억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 투입 △경영 쇄신과 자구안 마련 등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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