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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보] "1억원 사적 유용" 윤미향 '횡령·사기' 기소…안성쉼터 의혹은 불기소

기사등록 : 2020-09-1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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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4개월여 만 7개 혐의로 윤미향 불구속 기소
정대협·정의연 '공시 누락' 등 혐의는 처벌 규정 없어 불기소 처분
검찰 "공익법인법 적용 확대해야"…법 제도 개선 법무부 건의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부실 회계 의혹 등을 수사한 검찰이 정의연 전 대표인 윤미향(55)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횡령, 사기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 5월 7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관련 의혹을 처음 제기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최지석)는 14일 보조금관리법·지방재정법 위반, 사기, 기부금품법 위반, 업무상횡령, 준사기, 업무상배임,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윤 의원을 불구속 기소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정의기억연대 회계 부정 의혹에 휩싸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leehs@newspim.com

정의연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상임이사였던 정의연 이사 A(45) 씨도 보조금관리법·지방재정법 위반, 사기, 기부금품법 위반, 업무상배임,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윤 의원과 함께 기소됐다.

정대협 이사 10여명 및 정의연 전·현직 이사 22명 등은 혐의없음 처분을, 가담 정도가 크지 않은 정의연 회계 담당자 등 2명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다만 검찰은 안성쉼터, 공시 누락 등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했다.

◆ 거짓 신청으로 보조금 타내고 기부금 사적으로 사용

검찰에 따르면 윤 의원은 정대협이 운영하는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의 국고·지방 보조금 명목으로 2013년부터 2020년까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총 10개 사업에서 1억5860만원,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서울시로부터 총 8개 사업에서 1억4370만원을 각각 지급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은 법률상 박물관 등록요건인 학예사를 갖추지 못했음에도 학예사가 근무하는 것처럼 허위 신청해 정상 등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 의원은 정대협 직원 B, C씨와 함께 2014년 1월부터 2020년 4월까지 여성가족부의 '위안부 피해자 치료사업', '위안부 피해자 보호시설 운영비 지원 사업'과 관련해 거짓으로 인건비 보조금 신청을 해 총 7개 사업에서 6250만원을 부정하게 지급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의 회계부정 의혹과 안성 위안부 쉼터 고가 매입 의혹이 계속되고 있는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정의기억연대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2020.05.19 dlsgur9757@newspim.com

또 관할관청에 등록하지 않고 단체계좌로 2015~2019년 정대협 및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관련 약 27억원, 2016~2020년 정의연(명칭 변경 전 정의기억재단 포함) 관련 약 13억원, 2019~2020년 '김복동의 희망' 관련 약 1억원 등 총 41억원의 기푸금품을 모집한 혐의도 받는다

윤 의원은 2015년 전시 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위한 나비기금 명목 약 4000만원, 2019년 김복동 할머니 장례비 명목 약 1억3000만원 등 총 1억7000만원 역시 관할관청에 등록하지 않고 기부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윤 의원은 2012년 3월부터 지난 5월까지는 개인계좌 5개를 이용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해외여행 경비, 조의금, 나비기금 등 명목으로 총 3억3000여만원을 모금해 그 중 5755만원을 개인용도로 쓴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11년 1월부터 2018년 5월까지 정대협 경상비 등 법인 계좌에서 지출근거나 증빙 없이 개인계좌로 돈을 이체받아 사용하거나, 개인지출 영수증을 업무 관련 지출 증빙 자료로 제출하는 등 총 2098만원을 개인용도로 쓴 혐의도 받는다.

그는 2018년 10월부터 지난 3월까지 정대협 마포쉼터 운영 관련 비용을 보관하던 직원 C씨 명의 계좌에서 총 2182만원을 개인계좌로 이체해 쓴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마포쉼터 소장과 함께 2017년 11월 중증치매를 앓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받은 여성인권상 상금 1억원 중 5000만원을 정의기억재단(현 정의연)에 기부하게 해 준사기 혐의도 있다.

그는 모 회사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위안부 할머니 주거시설 지원을 위해 써달라며 지정기탁한 10억원을 안성쉼터를 매수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윤 의원은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은 매도인이 요구하는 대로 실제 안성쉼터 시세보다 고가인 7억5000만원에 매수토록 해 매도인에게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정대협에 손해를 가한 혐의를 받는다.

[대구=뉴스핌] 정일구 기자 =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관리 부실과 전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의 후원금 사적 유용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2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5.25 mironj19@newspim.com

윤 의원은 관할관청에 신고 없이 2014년 1월부터 2019년 7월까지 안성쉼터를 시민단체, 지역 정당, 개인 등에 50여회 대여하고 합계 900여만원을 숙박비로 지급받아 미신고숙박업을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 안성쉼터 관련 등 일부 혐의, '공소권 없음' 등으로 불기소

다만 검찰은 안성쉼터 관련 의혹 등 일부 혐의와 관련해서는 '공소권 없음' 등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2011년~2012년 안성쉼터가 불법으로 증축됐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건축법 공소시효 5년이 지나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정의연이 안성쉼터가 첫 호가에 비해 헐값에 팔렸다는 의혹 역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최근 안성쉼터의 시세 감정평가 금액(4억1000만원)이 실제 안성쉼터 매각 가격(4억2000만원)과 별 차이가 없고, 매수자가 없어 약 4년간 매각이 지연된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이 '정대협·정의연의 자금을 유용해 딸을 유학 보냈다'거나 '유용한 자금으로 부동산을 구입했다' 등과 관련해서도 검찰은 모두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 관계자는 "약 3억원에 달하는 (딸의) 유학자금은 윤 의원 부부 및 친인척의 자금, 윤 의원 배우자의 형사보상금 등으로 대부분 충당된 것으로 확인된다"며 "거주 중인 아파트 구매 자금 출처는 정기예금 해약금 및 가족·직원에게 빌린 것으로 확인돼 단체 자금이 아파트 구매에 사용됐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했다.

윤 의원의 배우자가 운영하는 모 신문사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 역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여러 업체로부터 견적서를 받은 결과 윤 의원 배우자가 운영하는 신문사가 가장 저렴한 가격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린 제8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맞이 세계연대집회, 제1452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참석자들이 손 팻말을 들고 있다. 2020.08.12 alwaysame@newspim.com

관련 처벌 규정이 없어 불기소된 혐의도 있다. 정대협·정의연이 보조금과 기부금 수입·지출내역을 국세청 홈택스에 허위공시하거나 공시 누락하는 방법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은 현행법상 규정이 없어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주무관청인 외교부와 국가인권위원회에 내역을 거짓 보고했다는 의혹 역시 공인법인법 적용이 어려워 처벌할 수 없는 것으로 결론났다.

◆ '제2의 정의연 사태 막자'…검찰, 공익법인법 적용 확대 등 법제도 개선 건의

이용수 할머니의 첫 기자회견 이후 검찰에 접수된 시민단체 등의 고발은 17건, 진정은 31건으로 각각 집계됐다. 검찰은 지난 5월부터 정의연 사무실, 마포·안성쉼터, 안성쉼터를 지어 판매한 건설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과 함께 정의연과 정대협 회계 담당자 등을 수차례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를 벌였다. 지난달 13일을 포함해 총 두 차례에 걸쳐 윤 의원에 대한 소환 조사도 벌였다.

그러나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법 적용이 어려운 것으로 드러나면서 검찰은 수사 결과 발표와 함께 법과 제도의 개선을 건의했다.

검찰은 정대협·정의연의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공익법인법)상 공익법인으로 설립돼 있지 않아 보고나 공시에 부실한 점이 발견됐음에도 처벌할 수 없었다며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검찰 관계자는 "공익법인법이 적용될 경우 해당 공익법인은 주무관청의 감독을 받고 허위 보고 시 처벌도 가능하지만, 공익법인상 공익법인으로 설립돼 있지 않으면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공익법인이라 해도 주무관청 보고를 누락하거나 사실과 달리 보고해도 처벌 규정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대협·정의연의 홈택스 공시내용이 부실하거나 사실과 달라 많은 의혹이 제기됐는데, 이러한 부실공시는 처벌 규정이 없는 점에 기인하는 점도 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기부금을 모집해 활동하는 법인들의 자금 집행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익법인법의 적용 확대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의 공익법인에 대해 부실공시 제재 강화 등 법제도 개선을 법무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cle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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