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서울대학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된 2020학년도 1학기 등록금 중 32억원 가량을 장학금 형태로 환불하기로 했다. 음악·미술대학 학부생은 등록금 실납입 기준 최대 16%까지 돌려받게 됐으며, 대학원생도 이번 등록금 환불 대상에 포함됐다.
15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대는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 학생위원들과 총 다섯 차례에 걸쳐 비공식 간담회를 진행한 결과 1학기 등록금 중 30억원을 긴급학업장려금 및 긴급구호장학금 형태로 환불하기로 합의했다.
서울대학교 정문 전경 /김학선 기자 yooksa@ |
20억원은 등록금을 실제 납입한 학부생에게 긴급학업장려금 명목으로 지급될 방침이다. 비대면 수업으로 실기 수업이 어려웠던 음악·미술대학 학부생은 등록금 실납입 기준 15~16%, 나머지 단과대 학생들은 실납입 기준 5~6%로 차등 지급될 예정이다. 음악대학 학생은 최대 62만원, 미술대학 학생은 최대 58만원까지 지급받을 수 있다.
10억원은 긴급구호장학금으로 편성됐다. 기초생활수급자 및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생활이 어려워진 대학원생에게 8억원, 학부생에게 2억원을 각각 배정했다. 긴급구호장학금 신청자 숫자에 따라 지급 비율 등은 변동이 가능하다.
이밖에도 서울대는 코로나19 사태로 기숙사를 이용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기숙사비 일부를 되돌려 주기로 했다.
다만 양측은 30억원 외에 추가로 2억원을 학생들에게 지급하기로 합의했으나, 학교 측이 합의문에 2억원 지급 내용을 포함시키지 않으면서 최종 합의까지 진통을 겪었다.
학교와 등심위 학생위원은 2억원을 추가로 긴급구호장학금으로 편성해 국가장학금 혜택을 받은 4000여명에게 약 5만원씩 돌려주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학교 측이 합의문 작성을 앞두고 2억원 지급 내용을 문구에서 제외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학생위원들은 반발했고, 양측이 마지막까지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서울대 예산과 관계자는 "담당자가 자리에 없어 설명하기 어렵고 담당자가 바빠서 계속 자리에 없을 것 같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서울대 홍보팀 역시 "보도자료가 배포된 이후에나 설명할 수 있다"고만 했다.
앞서 서울대 등심위 학생위원들은 지난 6월 25일 '2020학년도 등심위 개회 요청서'를 학교 측에 제출하고 "1학기에 대한 금전적 보상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이후 등심위 외부위원 위촉을 놓고 학생과 학교 측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등심위는 비공식 간담회로 대체됐다.
서울대는 지난 7월 29일 열린 첫 간담회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많은 돈을 사용했다"며 "학교가 받은 국고출연금 중 일부를 반납했기 때문에 학교에 돈이 없다"고 주장하는 등 1학기 등록금 환불이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지난달 18일 열린 2차 간담회에서는 특별장학금 형태의 등록금 반환을 제안하면서 지급 대상 및 방식 등 논의에 가속도가 붙었고, 다섯 차례 간담회 이후 최종 합의에 이르렀다.
hak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