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대신증권은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를 담당하는 전지사업부문의 분사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악재보다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17일 평가했다.
LG화학은 이날 이사회를 긴급 소집, 전지사업부 분사 안건을 상정해 확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분사 방식은 물적 분할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된다. 전지사업부만 물적 분할해 LG화학이 100%의 지분을 가진 자회사로 거느리는 것이다.
LG 트윈타워 [사진=LG] |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지 사업부의 분사는 이미 과거부터 여러 차례 가능성이 제기됐다"며 "최근 전지 사업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가능성이 더욱 확대됐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가에 대한 영향은 이사회 이후 구체적 일정 등이 확인돼야 판단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현시점에서는 악재보다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분사를 통해 전지사업의 가치가 재평가 받게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연구원은 "LG화학보다 캐파(CAPA·생산능력)가 작은 중국 CATL의 시가총액은 78조원인 반면 LG화학은 48조원에 불과한데 전지 사업부의 가치는 38조원 내외로 추산된다"며 "전기차 배터리(EVB) 사업에 CATL과 동일한 밸류에이션 멀티플을 적용하게 되면 전지 사업의 가치는 59조원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16일 LG화학의 주가는 긴급 이사회 개최를 통해 분사가 논의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급락하며 전장 대비 5.37%(3만9000원) 하락한 68만7000원에 마감했다.
한 연구원은 "분할 소식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 배경은 시장이 분할 이후 전지 부문의 상장(IPO)까지 고려했기 때문"이라며 "상장이 이뤄진다면 LG화학의 LG전지에 대한 지분은 축소되고, LG전지에 직접 투자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물적분할에는 통상 2~3개월이 소요되며, IPO는 그 이후에나 진행 가능할 전망"이라며 "해당 기간 동안 주식 시장에서 LG의 전지 사업에 대한 가치는 LG화학에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IPO를 추진하더라도 신규 자금 조달을 통한 미래 성장 투자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판단된다"며 "그동안 가려졌던 첨단소재, 생명과학 등 히든 밸류가 부각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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