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로 관심이 쏠린다. 오는 11월 허인 KB국민은행장을 시작으로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등 주요 계열사 CEO의 임기가 연내 모두 만료된다. 관건은 윤 회장이 작년에 이어 그룹인사 방향을 '안정'을 이어갈지, 이번에는 '변화'를 택할지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차기회장 선임절차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듦에 따라, 오는 11월20일 임기가 만료되는 허인 KB국민은행장 후임 선임절차도 다음달 중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민은행장은 KB금융지주 내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가 차기 행장후보를 결정해 국민은행 내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에 추천하면, 행추위가 자격을 검증한 후 은행 주주총회를 거쳐 선임된다. 그러나 대추위원장이 윤 회장인 만큼, 후보자 선정에 윤 회장의 의중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2020.09.17 허인 KB국민은행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사진=KB금융] milpark@newspim.com |
특히 이번 국민은행장 인사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CEO 인사폭을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은 11월 국민은행장을 시작으로 계열사 11곳의 CEO 13명의 임기가 연내 만료된다. 이중 허인 국민은행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허정수 KB생명보험 사장 등 9명의 CEO는 금융권의 통상적인 임기로 여겨지는 '2+1'년을 이미 채운 상태다.
금융권에서는 인사 방향에 대한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먼저 안정을 택할 것이란 관측이다. 허 행장의 경우, 코로나19 속에서도 올해 순이익이 급증하면서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았고 프라삭(캄보디아), 부코핀(인도네시아) 등의 인수를 주도해 약한고리인 해외시장에서도 성과를 냈다. 이 사장은 올 상반기 국민카드 순이익을 12.1% 늘리고, 부족했던 법인고객을 확대하며 점유율 2위로 올라섰다. 이들을 비롯해 다른 계열사 CEO들의 인사폭도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을 감안해 최소화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작년 인사에서 '안정'을 택한 만큼, 이번에는 '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윤종규 회장이 17일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업종 간 경계를 넘어 디지털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KB금융은 넘버원 금융플랫폼이 되겠다"는 3기 경영계획을 밝힌 만큼, 인사를 돌파구로 여길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변화는 인사적체를 풀고 후계자를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충족하는 방안이다. 이렇게 되면 국민은행장을 비롯해 2+1년 임기를 채운 인사들은 연임이 힘들어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금융지주에 부회장직을 신설, CEO들을 이동시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 회장의 양대 복심으로 통하는 허 행장, 양 사장 등을 이동시켜 후계자로 육성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다만 윤 회장은 계열사 CEO 인사와 관련해 "지금까지처럼 계열사 경쟁력, 그룹 전체 시너지,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 등을 종합해 계열사대표이사추천위원회 위원들과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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