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신임 일본 총리의 취임을 계기로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밝힌 데 대해 미국 국무부가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국무부는 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미국 안보와 직결된다며, 한·미·일 안보 협력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17일(현지시각)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지난달 26일 발언을 인용하며 "우리는 일본과 한국이 과거와 타협하고 미래를 향해 함께 전진할 긍정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데 대해 고무됐다"고 말했다.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한국·일본 담당 부차관보 [사진=미 국무부 사이트 캡쳐] |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보낸 서한에서 "스가 총리의 재임 기간 중 한일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는 뜻을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할 뿐 아니라 지리적·문화적으로 가장 가까운 친구인 일본 정부와 언제든지 마주 앉아 대화하고 소통할 준비가 돼 있으며, 일본 측의 적극적인 호응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무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우리는 민주주의, 표현의 자유, 열린 시장, 포용성을 포함한 안보와 번영에 기반을 둔 지역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비전을 공유한다"고 언급했다.
국무부는 또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지소미아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지역과 국제적 공동 도전 과제를 고려할 때, (한미일) 3자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결정은 시의적절하고 대단히 중요하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서 후보자는 청문회 서면답변에서도 지소미아에 대해 "개별 정보의 효용성 외에 유사시 군사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는 점과 한미동맹 및 한미일 안보 협력 측면에서 전략적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국무부 관계자는 지소미아가 한-일 안보를 넘어 역내 전체와 미국의 이해관계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인식을 거듭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우리는 공동의 이익을 인식하면서 한국, 일본과 양자·3자 안보 협력을 계속 추구해나갈 것"이라며 "우리는 한국과 일본이 역사적 사안들에 지속성 있는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한 진지한 논의를 이어갈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 내퍼 부차관보 "중국 '민주주의 위협' 맞서 한·미·일 협력해야"
한편 마크 내퍼 미 국무부 한국·일본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도 17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에 화상으로 참석해 중국을 '민주주의의 위협'이라고 표현하고, 미국의 역내 이익을 위해선 한·일 우호가 중요하다며 대표적인 사례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거론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지소미아는 미·한·일 3국이 역내 위기에 신속히 대응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며 "미국의 국가안보 뿐 아니라 한국, 일본의 국가안보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소미아 같은 합의가 매일 제공하는 혜택보다 더 중요한 것은 3국의 관계가 자유민주주의, 표현·집회·언론·종교의 자유 등 공통된 가치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일본과 한국은 역사적 문제에 대한 입장차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그 방법은 많은 이들이 경험한 고통을 존중하는 방식이어야 하지만 동시에 한일과 지역 전체의 밝은 미래를 위한 길을 닦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7월 일본이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에 반발하며 수출규제를 하자, 8월 23일 지소미아 종료를 일본에 통보했다가 종료 직전인 11월 22일 종료 효력을 정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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